상쾌한 바닷바람 맞으며… 화폭에 ‘상상의 나래’ 펼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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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바다 그림대회’ 13일 개최… 부울경서 학생 등 3000여명 참가
가족-친구들과 즐거운 하루 보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푸른 바다를 화폭에 담았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초중고교생 사생대회인 ‘제3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가 13일 성황리에 끝났다. 부산과 인천 등 바다를 접한 전국 5곳에서 동시에 열린 이날 대회 참가 학생은 모두 3762명.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에서는 쾌청한 날씨에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3000여 명이 자리했다.

○ 부산, ‘자연의 소중함’은 덤으로

13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야외 잔디광장에서 열린 바다 그림대회의 참가자들이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13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야외 잔디광장에서 열린 바다 그림대회의 참가자들이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야외 잔디광장(아미르공원)에서 열린 그림대회에서는 학생 200여 명이 바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상상을 화폭에 담았다.

이예림 양(11·명호초 4년)은 커다란 고래 등에 꽃과 나무가 자란 모습을 그렸다. 동생 예원 양(9·명호초 2년)은 평소 머릿속에 그려보던 ‘문어 모양 잠수함’을 재현해냈다. 어머니 한송이 씨(37)는 “인터넷에서 미술대회를 검색해 찾았다”며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밖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놀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 손을 잡고 온 엄태호 군(9·백양초 2년)은 사람들이 바닷속에서 거북, 돌고래를 타며 즐겁게 노는 장면을 표현했다. 엄 군은 “바다가 깨끗해져 놀이터처럼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주은 양(8·부흥초 1년)은 ‘쓰레기 때문에 아픈 바다를 보호하자’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어머니 구승아 씨(42)는 “아이가 자연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마음을 되새기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면서 “자연을 주제로 한 이 같은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함께 온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대회를 후원한 국립해양박물관을 비롯해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해양환경교육원, 부산과학기술협의회, 부산수산정책포럼, 영도구청소년복지센터는 각각 부스를 마련해 바다생물 페이스페인팅, 해양환경교실, 수산식품 시식행사 등을 열었다.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과 교통정리를 위해 영도구와 영도보건소, 영도경찰서, 부산시소방안전본부 항만소방서 직원들이 현장에서 도왔다. 자원봉사자 30여 명도 순조로운 대회 운영에 힘을 보탰다.

○ 울산, ‘고래의 꿈’을 그리며

울산 장생포고래박물관 앞에서 바다 그림대회 참가자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장생포고래박물관 앞에서 바다 그림대회 참가자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헤엄치는 고래를 상상하며 아이들이 바다 그림 그리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날씨도 정말 좋고요.”

이날 오전 11시경 울산 남구 장생포고래박물관 앞 광장.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 등 두 자녀를 데리고 대회에 참가한 이모 씨(36·여·울산 남구 신정동)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외솔초 4학년 김가빈 양(10)은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데 마침 대회가 있어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서동욱 남구청장도 이날 오전 대회장을 찾아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격려했다. 서 구청장은 “이번 대회 덕분에 장생포가 전국에 더욱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대회 참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지난해에도 대회장을 방문했다. 남구의회 안수일, 방인섭 의원도 대회장을 찾았다.

울산에서는 지난해보다 100여 명 늘어난 330명의 학생이 그림을 그렸다. 학부모까지 포함해 800여 명이 모였다. 이들과 쾌청한 날씨에 관광객도 몰리면서 장생포고래박물관 앞 광장은 인파로 붐볐다. 장생포가 울산 최고의 관광지임을 재확인시켰다.

울산시교육청은 그림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대회에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울산시소방본부는 구급차를 대회장에 배치했다. 고래박물관 측도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한국 고래 관광 1번지’인 장생포에는 고래를 소재로 한 각종 시설이 몰려 있다. 고래박물관에는 길이 12.4m의 실물 고래 뼈가 전시돼 있다. 고래생태체험관 대형수족관에서는 돌고래 떼가 ‘쇼’를 펼친다. 2013년부터 운항하는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면 돌고래 떼의 장엄한 군무(群舞)를 만끽할 수 있다. 장생포항이 내려다보이는 야산에는 고래잡이가 번창했던 1980년대 장생포 옛 마을을 재현한 고래마을도 있다.

○ 경남 ‘스케치 여행’ 만끽


13일 오전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의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주변에서 열린 바다 그림대회 참가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13일 오전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의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주변에서 열린 바다 그림대회 참가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이제 거제지역 어린이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연례 행사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이날 오전 풍광이 아름다운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 노현주 아트앤아트 미술학원장(35)은 “장소가 안전하고 넓을 뿐 아니라 주차장도 편리해 지난해에 이어 다시 대회를 찾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도시락을 준비해 원생 13명, 선생님 4명과 함께 ‘스케치 여행’을 나온 것이다.

옥포초교에 다니는 박재완, 박준현 군 등 두 아들을 데리고 온 박형재(35), 유은주 씨(32) 부부도 어촌민속전시관 앞에 자리를 잡고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한효정 씨(34)를 비롯한 주부 4명은 아주초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올해 처음 참가했다. 한 씨는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날 대회에는 사전 신청과 현장 접수를 통해 학생 570명이 참석해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보다 100명 넘게 더 왔다. 화창한 날씨에 미취학 아이들 손을 잡고 온 학부모 및 관계자까지 합치면 1500명 넘게 대회장을 채웠다. 주최 측이 제공한 생수와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펼쳐놓고 도란도란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눴다.

거제시 이성부 교육지원담당과 직원 김현정 김애영 안미정 씨 등이 휴일임에도 현장에서 행사를 도왔다. 조선해양문화관 관람을 하러 온 어린이들을 위해 입장권도 구입해 뒀다가 무료로 나눠줬다. 거제보건소에서는 진하니 간호사 등이 나와 장난치다가 다친 아이들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는 등 참석자 안전과 건강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오후 3시 반, 완성된 그림을 제출하는 시간까지 조선해양문화관 주변은 웃음과 활력이 넘쳤다. 이번 행사를 적극 후원한 권민호 거제시장은 “참가자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기회일 뿐 아니라 가족의 소중함도 함께 느끼는 멋진 행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재락 raks@donga.com·강정훈·강성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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