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의인’ 곽경배 기자 “‘죽을래?’하고 칼 휘두르더라…피해 여성 비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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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11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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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낙성대 의인’ 곽경배 기자, 게임 전문 웹진 인벤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낙성대 의인’ 곽경배 기자, 게임 전문 웹진 인벤 유튜브 영상 캡처
‘낙성대 묻지마 폭행’을 막아 ‘의인(義人)’으로 불리는 데일리게임 곽경배(40) 기자가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피해 여성에 대한 비난을 그만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곽 기자는 7일 오후 업무차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 갔다가 노숙자 김모 씨(54)가 한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가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제지하다가 김 씨가 휘두른 여행용 칼에 오른팔을 찔려 큰 부상을 당했다.


곽 기자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서 그쪽 방향을 봤더니 노숙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여성분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곽 기자는 “말려야 되겠다 싶어서 가니까 저를 보고 역 밖으로 도망가더라”라며 “경찰이 오기 전까지 신병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아저씨’ 하고 불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씨가) 뒤를 돌아보면서 ‘너 뭐하는 XX야’ 하길래 ‘아니 사람을 왜 때립니까’라고 했다. 그러더니 ‘너도 죽을래’하고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거 진짜 큰일 나겠다 싶었다. 나를 찌르려고 했는데 운이 좋게 그걸 피했고 그러면서 서로 뒤엉켰고, 제가 화단에서 위로 올라가서 힘으로 누를 수 있게 된 상황이 됐다”라며 “오른팔에 힘이 안 들어가서 봤더니만 피가 나더라”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김 씨는 곽 기자를 비롯해 지나가던 고등학생 등 시민들에게 붙들렸고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검거됐다.

곽 기자는 칼에 오른 팔뚝을 찔려 인근 병원에서 장시간 수술을 받았다. 현재 그는 오른 엄지손가락을 뺀 오른쪽 손가락 4개가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이며 2년간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곽 기자는 “인터넷을 보니까 (피해 여성이) 그 자리를 이탈한 걸 두고 비난여론이 일고 있더라”라며 “(피해 여성도) 정말 피해를 많이 입은 피해자다. (피해 여성이) 그날 저녁에 경찰에 묻지마 폭행을 당했던 사람이라고 다시 신고하셔서 내가 쌍방폭행으로 몰리지 않게 (증언)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분에 대한 오해나 비난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곽 기자의 소식이 전해지자 각계에서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 LG복지재단 측은 이날 곽 기자에게 ‘LG 의인상’과 상금·치료비 5000만 원을 전달했다.

또 곽 기자가 속해있는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 측은 곽 기자의 안정적인 치료와 빠른 회복을 위해 후원 공식 계좌 개설 및 문의사항 접수를 위한 안내창구 등 후원조직을 구성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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