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환승통로 승강장 ‘끼임 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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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출입문 사고 828건 분석
출입계단 연결된 곳 등서 잦아… 오전 8~9시, 오후 6~7시 최다
신도림역-고속터미널역 順

 14일 오전 7시 2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승강장. 강남으로 향하는 열차가 역으로 진입 중이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미 승강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에 방송이 들리자 계단을 통해 수많은 인파가 승강장으로 밀려들었다.

 열차가 멈추고 출입문이 열리자 곳곳에서 승하차 승객이 뒤엉켰다. 승강장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문이 열린 열차를 발견하고 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오던 한 20대 여성은 발을 헛디뎌 그 자리에 넘어졌다.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음 열차를 이용하라”는 방송과 함께 문이 닫히기 시작했지만 열차에 타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한 남성은 가방을 출입문 사이로 던지듯 집어넣은 뒤 문이 다시 열리자 급히 열차에 몸을 실었다. 약 3분 간격으로 열차가 계속 도착했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환승통로와 가까운 승강장에서 더 심했다.

 비슷한 시각 2호선과 4호선이 교차하는 사당역 승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강남 방향 환승통로와 연결된 승강장은 출근길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무리한 승차를 막기 위해 출근시간대에는 역무원들이 총출동해 ‘커트맨’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열차에 오르는 사람들을 모두 제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출퇴근 시간 ‘무리한 승하차’로 인한 ‘출입문 끼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입구 계단이나 환승통로와 연결된 ‘4번’과 ‘7번’ 구역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5년간 지하철 1∼4호선에서 총 828건의 출입문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역별로는 신도림역이 총 39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속터미널역(34건) 서울대입구역(25건) 강남역(20건) 순이었다. 신도림역은 지난해 서울메트로가 실시한 정기교통량조사에서 환승역 45개 가운데 평일과 주말 환승객이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 31만 명 이상이 환승한다. 시간대별로는 출퇴근 때인 오전 8∼9시(99건) 사이와 오후 6∼7시(102건) 전후로 가장 많은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사고가 점차 줄다가 운행시간 막바지인 밤 12시 이후 다시 증가했다.

 전체 사고 건수 중 구체적인 사고 지점이 확인된 건 총 454건. 이 가운데 28%는 승강장 4번(70건) 구역과 7번(55건) 구역에서 발생했다. 승강장 바닥에는 탑승지점을 구분한 1-1, 1-2 같은 번호가 있다. 대체로 역마다 승강장 구조가 비슷한데 승강장 연결 계단이 가장 가까운 4번 구역에서 사고가 많았다.

 단일 탑승지점 중에선 환승통로와 가장 가까운 ‘1-1번’ 승강장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1-1번 승강장에서는 다른 승강장의 2배 수준인 26건의 출입문 끼임 사고가 일어났다. 환승통로 바로 옆인 1-1번 승강장에서 무리한 탑승을 시도한 것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 역에서는 환승통로 주변 승강장에 혼잡구간 표시를 하고 이용 자제까지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대 이용 승객이 워낙 많아 사고를 막기가 쉽지 않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무리한 승하차는 안전사고뿐 아니라 열차 도착시간을 지연시켜 오히려 출퇴근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환승통로나 계단 주변 승강장에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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