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외모 비하 발언’ 서울대 총학생회장, 11일 만에 직무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3일 17시 34분


코멘트
여성 외모 비하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오른 이탁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11일 만에 직무권한을 정지당했다. 학내에서는 이 총학생회장 탄핵이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13일 서울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총학생회 관계자, 단과대 대표 등으로 구성된 총운영위원회(총운위)는 11일 총학생회장 직무권한 정지 안건에 대해 과반수 찬성(참석자 12명 가운데 찬성 9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총운위는 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 총학생회장과 관련된 논란을 조사하기로 했다. 총학생회장 직무는 특별위원회 활동이 종료될 때까지 정지된다.

이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말 당선 직후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과거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됐다. 이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신입생 환영행사 공연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내레이션을 맡은 여학생을 지목해 "왜 내레이션을 했는지 알겠다"고 말했다. 2014년에는 학내 일일 장터 행사에서 여성을 꽃에 비유하며 "꽃밭이 어딨느냐"고 말했다.

1일 취임한 이 총학생회장은 발언 사실을 인정하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공대와 자연대 학생회는 지난주 연이어 각각 이 총학생회장 사퇴 촉구와 불신임을 결정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도 "탄핵 당하기 전에 스스로 당장 물러나라"는 등 비판 여론이 줄이었다.

총학생회장이 불명예스럽게 직무를 정지당하면서 서울대 총학생회가 학교 안팎에서 벌여온 시흥캠퍼스 문제로 인한 본관 점거, 정권 퇴진 운동 등은 동력을 잃은 분위기다. 12일 서울대 총학생회는 학내에서 정권 퇴진 토론회를 열었지만 10여 명만 참석했다.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 온 토론회 홍보글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이 총학생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 총학생회장은 13일 사과문을 내고 "거취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특별위원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절차든 총의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차길호기자 kil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