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향응 받고 특정 업체 국책사업 수주 도운 대학교수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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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과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도록 조달청 소속 평가위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업체와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챙긴 대학교수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달청 기술심사 평가위원들에게 국책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해달라며 금품을 건넨 정보통신 업체 양모 씨(54) 등 4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 받고 평가 때 높은 점수를 준 조달청 평가위원회 소속 대학교수 등 23명도 배임수재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2009년부터 협력업체에 성과급으로 나눠준 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 4억 원을 모았다. 양 씨는 이 돈으로 조달청 기술심사 평가위원 명단에 속한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에게 골프와 고가의 선물, 식사 등을 대접하며 자신의 업체가 지원한 국책 사업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을 부탁했다. 실제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높은 점수를 준 평가위원에게는 200~600만 원 씩 현금을 추가로 건넸다.

양 씨는 이런 수법으로 평가 때마다 높은 점수를 받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조달청 국책사업 186건을 수주했으며 계약 금액만 2900억 원에 이른다. 경찰은 조달청 평가위원을 상대로 부정 청탁을 한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단비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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