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제 시인 사과문, 피해자들 “‘위계 의한 폭력이었지만 합의된 성관계’ 뉘앙스에 심한 불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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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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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제 시인이 미성년자 습작생 성폭행 등을 인정하며 모든 활동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배용제 시인의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들이 누리꾼들의 눈길을 다시 한번 끌고 있다.

배 씨에게 예고 등에서 문학 강습을 받았다는 ‘습작생 1~6’ 학생 6명은 최근 트위터에 “배용제 시인이 학생들을 자신의 창작실로 불러 성관계를 제의하고 ‘내가 네 첫 남자가 돼 주겠다’, ‘너랑도 자보고 싶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적었다.

이들은 “배용제 시인이 ‘연인은 아니지만 또 특별하게 서로를 생각해주는 관계’를 맺자며 강제로 키스를 하고 성폭행까지 했으며 ‘사회적 금기를 넘을 줄 알아야 한다’며 변태적 성관계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별개로 배 시인으로부터 금품 갈취를 당했다는 폭로도 트위터 등에 이어졌다. 학생들의 엄마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배 씨는 논란이 커지자 26일 블로그에 “오랫동안 예고에서 강사로 재직. 일주일 전부터 SNS 상에 피해자들에 의해 제가 저지른 폭력들이 드러난 일련의 사태의 장본인이다”라고 시작하는 사과문을 올리며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및 성폭행 의혹을 모두 인정했다.

배 씨는 “저는 합의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을 자각이나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그 몰염치한 짓을 저질렀다”,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몇 차례에 걸쳐 돈을 빌린 행위도 잘못이라는 자각도 없이 저질렀다. 반성한다” 등의 글을 남겼다.

이후 배용제 시인의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 트위터 계정에는 “우리는 지금 ‘위계에 의한 폭력이었지만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뉘앙스에 심한 불쾌감과 분노를 느낀다. 그게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미성년자와의 합의’라는 내밀한 과정을 통과한 거였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고통스러울까요? 한때 교사였던 분에게 ‘미성년자’나 ‘합의’의 뜻을 가르치고 싶지는 않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 이들은 “이 계정은 당신의 사과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증거자료를 모으고 있다. 사과글 게재로 사건을 일단락 지으려는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그의 범죄 행위들을 낱낱이 공개해 추가 피해자를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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