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기업 자금난 덜어 ‘성장 마중물’로 활용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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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1500억 규모 3차펀드 만들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펀드 조성… 성장 단계별로 후속투자 지원
‘창조경제 아이콘’ 기업에 단비 예상

임신과 배란 진단 키트로 내년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기술을 이전받은 수젠텍은 2011년 12월 설립 당시에는 투자를 받기가 수월치 않았다. 기술력 기반의 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위험성도 높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특구재단)의 펀드 투자금 30억 원(초기 10억 원, 추후 20억 원)은 단비였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이 자금은 설비 투자 등에 활용됐고 다른 투자를 이끌어내는 역할도 했다”며 “이제 우리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흔치 않게 짧은 기간에 선진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특구재단은 2018년까지 1500억 원 규모의 3차 펀드를 조성해 창조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연구소기업 등 공공기술 기반 기업의 ‘성장 마중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일 연구소기업 제도 설명회에 이어 21일 펀드 운용사 선정 설명회를 연다. 대전(대덕), 광주, 대구, 부산, 전북 등 전국의 5개 연구개발특구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학, 3500여 개 기업이 있다.

3차 펀드는 연구소기업과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등 공공기술 기반의 기업들에 집중 투자된다. 기업의 경쟁력과 매출액을 고려해 성장 단계별로 금융을 지원함으로써 단절 없는 후속 투자가 가능하게 설계했다.

특구재단은 2006년 800억 원 규모의 1차 펀드를 조성해 27개 기업에 투자한 데 이어 2012년 1250억 원의 2차 펀드를 마련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50개 기업에 투자했다.

3차 펀드는 3종류다. 대전시와 한국벤처투자가 참여해 5월 188억 원 규모로 조성한 ‘마이크로VC펀드’는 창업 3년 이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5% 이상인 기업에 투자된다. 내년 초 300억 원 규모로 조성될 ‘공공기술기반펀드’는 공공연구 성과를 사업화한 창업 5년 이내의 연구소기업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특구재단과 지역은행 등이 참여해 2018년 초 1000억 원 규모로 조성될 ‘특구벤처펀드’는 신제품이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을 위해 마련된다.

펀드 조성은 연구소기업 등 공공기술 기반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지원이 목적이다. 연구소기업은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 공공연구기관의 기술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용을 창출해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으로 평가받는다. 2006년 1호가 생긴 연구소기업은 지난달 기준으로 256개로 급증했다. 2020년까지 10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집약형의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기업에는 전용펀드가 필요하다. 국내의 벤처 투자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수도권 위주의 투자 관행으로 자금에 목이 마른 지방 소재 또는 창업 초기 기업들은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김차동 특구재단 이사장은 “3차 특구펀드는 ‘지식창출-사업화-재투자’로 이어지는 기술사업화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창조경제#연구소기업#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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