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수사관 등 ‘1인 5역’ 연기하며 5년간 돈 안 갚은 40대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3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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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금 명목으로 빌린 돈 수억 원을 갚지 않은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그는 피해자에게 사기행각을 벌이는 과정에서 검사, 검찰 수사관 등의 행세를 하며 ‘1인 5역’의 목소리 연기를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인을 속여 50차례에 걸쳐 6억2700여만 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 등)로 안모 씨(41)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안 씨는 2010년 사회인 야구리그 사업을 시작하던 무렵 김모 씨(46)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면 두 배로 갚겠다”고 얘기해 같은 해 8월부터 2012년 9월까지 1억7500만 원을 받아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업을 하면서 진 빚을 갚는데 이 돈을 쓰면서 두 배로 불려주기는커녕 원금도 갚지 않았다.

안 씨는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김 씨에게 위조한 통장 잔액 조회서를 보여주면서 “형사 고소를 당해 9억 원이 든 계좌가 압류됐다”며 변제를 미뤘다. 그러면서 압류 계좌를 해제해 돈을 갚겠다며 합의금 명목으로 다시 4억5200만 원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안 씨는 김 씨와 전화로 통화하면서 검사, 수사관, 사촌형, 아는 형 등 1인 5역을 천연덕스럽게 해내기도 했다.

5년 동안 돈을 돌려받지 못한 김 씨는 결국 올해 7월 초 안 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안 씨는 5일 경찰에 검거됐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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