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에 늦어지는 ‘첫째’… 결혼 2년내 출산 70% 밑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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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평균 출산연령 32.2세… 0.2세↑, 고령 난임-사회활동 늘어 출산 미뤄

결혼 후 첫째 아이를 낳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산 시기를 미루기 때문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결혼 후 2년 안에 첫아이를 낳는 여성의 비율(69.4%)은 전년보다 1.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93년(82.9%)부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또 70% 밑으로 내려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결혼 후 2∼3년 사이 첫아이를 낳은 비율(21.7%)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결혼 후 4∼5년, 6∼9년 사이에 첫아이를 출산한 비율도 각각 0.2%, 0.1%포인트 늘었다.

결혼 후 아이를 갖기 전까지의 기간이 길어진 것은 결혼 연령이 올라가면서 나이 많은 산모가 증가해 난임 여성이 늘었고,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전년보다 0.2세 올랐다. 이 중 35세 이상 고령산모는 23.9%로 전년보다 2.3%포인트 증가했다. 30대 후반(35∼39세) 산모의 출산율(해당 연령별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48.3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일찍 결혼하는 여성은 금방 첫아이를 낳지만 만혼일수록 출산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령산모 증가와 난임 시술의 발전이 어우러지면서 인공수정을 통한 쌍둥이 이상 다태아(多胎兒) 출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다태아는 1만6166명으로 전년보다 986명 늘었다. 20년 전인 1995년(9422명)의 1.7배 수준이다.

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적게 낳는 현상이 만성화되면서 앞으로 한국이 초저출산 국가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8.6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4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증가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8명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만혼#출산#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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