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감국어교육연구소]‘월간 김봉소’ 온라인 강의 전담하는 유현주 강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제대로 된 콘텐츠로, 제대로 수업하고 싶었어요”

장소협찬: 대치동 ‘그라노’
장소협찬: 대치동 ‘그라노’
한때 유현주 하면 학원가에서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비상에듀, 대성 마이맥을 거쳐 스카이에듀에 이르기까지 그는 ‘꽤 잘나가는’ 국어과목 강사였다. 초록창으로 유명한 포털사이트에서 인명 검색이 바로 될 정도의 명성. 오프라인에서 11년, 그리고 온라인에서 7년간 유현주라는 이름은 국어과목 인기강사 명단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의 이름을 내건 강의들은 만원사례를 기록했고, 그가 이름을 걸고 만든 교재와 단행본들도 인기리에 팔려나갔다.
자체 브랜드 대신 ‘월간 김봉소’를 선택하다

학원가에서 강사의 이름 석 자는 그 자체로 브랜드와 같은 효과를 낸다. 수업을 맡고 진행하는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인지도를 올려야 더 많은 학생, 더 많은 교육소비자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현주는 교육소비자인 학생들에게 ‘꼼꼼한 강의력과 높은 강의 만족도’로 나날이 신뢰를 쌓아가던 브랜드였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유현주 강사는 다른 선택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현재 고교 학년별로 개설되었던 강의를 모두 줄이고 고3 강의만 유지 중이다. 전담하고 있는 것은 이감국어교육연구소가 발행하는 학습지 ‘월간 김봉소’의 온라인 해설 강의. 수업 콘텐츠도 김봉소 고문의 것을 그대로 가져와 그의 스타일에 맞췄다. 당연히 수업도 수입도 많이 줄었다. 생활, 연구, 수업 준비 등 달라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사실 돈보다는 경력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에요. 제대로 된 콘텐츠를 만들고 제대로 수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김봉소 선생님과 함께하면서 저는 출제진으로도 참여를 하고 있는데, 실제 문제를 만들고 출제하는 과정과 점검·검토·검수하는 과정을 모두 해보면서 배움을 쌓고 있어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름이 곧 브랜드인 학원가에서 자기 브랜드를 지우고 차곡차곡 쌓아왔던 자신의 콘텐츠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 길을 선택했다. 앞으로를 위해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강의하면서 제가 내세울 수 있는 게 콘텐츠고 강의력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여성 강사가 그런 면에서 선택을 받고 평가받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더라고요. 치열하게 준비하고 강의하는데도 결국에는 외적인 부분만 주목을 받게 되니까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전환점이 필요했어요. 좋은 콘텐츠로 제대로 된 강의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면, 그 다음부터는 제 콘텐츠, 제 수업도 있는 그대로 평가받고 제 이름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콘텐츠는 좋은 결과의 밑거름

학부모에게, 학생에게 실력으로 신뢰받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강사 유현주. 그가 하필 이감국어교육연구소와 ‘월간 김봉소’를 선택한 것 역시 ‘좋은 콘텐츠’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신뢰감을 쌓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콘텐츠’라고 생각하는 그는 자신의 스타일이 만들어진 이후 학원가의 거의 모든 국어 관련 콘텐츠들을 분석했고, 그중 이감국어교육연구소의 ‘월간 김봉소’가 가장 출중하다고 판단했다.

“‘월간 김봉소’는 맨 처음 페이지를 제외하면 다 자체 제작이에요.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출문제와 유사한 유형의 새로운 문제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요. 이번 6월 모의평가처럼 새로운 유형이 적용되었을 때 이 책을 봤던 학생들이라면 훈련이 되어 있으니 대비가 가능해지는 거죠.”

유 강사는 국어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로 끊임없는 훈련을 꼽는다. 그런 그의 입장에서 학생들 스스로 훈련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돼주는 교재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국어는 피아노나 운동처럼 꾸준하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한 번 하고 딱 끝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는 거죠. 성적이 좋거나 나중에 좋은 결과를 얻는 친구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꾸준히 준비를 해요. 국어는 한 번에 성적이 확 오르기 어렵지만, 꾸준히 했을 때 반드시 성과를 거두게 되니까요. 게다가 요즘처럼 EBS가 많이 연계되는 상황에서는 그해 EBS 문제에 맞추어 만들어지고 구성된 변형문제를 지속적으로 풀어보는 게 좋은데 학생들 입장에선 그런 교재를 찾기가 사실 힘들죠. 그런 점에서 ‘월간 김봉소’가 탁월한 부분이 있어요.”

미래의 신뢰를 위해 현재를 투자 중인 유 강사는 학원강사라는 직업이 강의로 돈을 버는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을 직접 대면하고 아주 작은 부분에서라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제가 이걸로 돈을 벌고 생활을 꾸려나가지만 일정 부분 반드시 사회에 환원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 아이들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지금도 출판한 책들은 일정 부분 기부하고 있고요. 사교육이기는 하지만, 공부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출발선은 맞춰줘야 하지 않나 하는 거죠. 직접 강의를 하면서 느낀 게, 좋은 콘텐츠로 학습한 아이들이 진짜 좋은 대학에 가거든요. 실제로 그런 걸 자꾸 보니까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더 많은 학생들이 더 좋은 콘텐츠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태어난 ‘월간 김봉소’가 유 강사를 만난 것은,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