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의 공대3.0]“창의·융합형 디지털 인재를 키워라” 공학교육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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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산업현장 맞춤형 인재 육성 현장

최근 대학에는 ‘공학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정보사회에 대비하고 산업 현장에 맞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다. 이달 초 교육부가 발표한 프라임(PRIME·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도 대학별 공학교육 열풍에 불을 지폈다.

현재의 공학교육이 추구하는 건 과거와 다르다. 각 대학은 공통적으로 ‘융합’을 강조한다. 이제 공학교육도 그 자체가 아니라 인문학이나 다른 분야와 융합해야 더 큰 가치를 만든다고 본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이후 “여러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프라임 사업으로 공학교육 열풍 확대


건국대는 프라임 사업 대상에 선정됨에 따라 정원 1217명을 △공대 △소프트웨어융합대 △KU융합과학기술원 등에 배정했다. 공대는 산하에 공학교육혁신센터를 두고 창의·융합 특성화 공학교육을 실시 중이다. ‘미학과 공학디자인’ 등 융합형 공학 과목을 개설하고 공학도의 예술적 감성이나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방학에는 ‘건국대 창의디자인 캠프’를 열어 공학도들이 다양한 전공 학생들과 디자인 감각, 기획력,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배우게 한다. 7월 융합과학관이 완공되면 융합공학을 위한 교육역량을 더 극대화할 방침이다.

숙명여대는 프라임 사업 대상에 선정됨에 따라 올해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 등 2개 전공으로 출범한 공대를 내년에 총 5개 학부 내 8개 전공으로 확대한다. 기존에 이과대에 있던 나노물리학과와 컴퓨터과학부를 공대로 이동해 각각 응용물리전공과 컴퓨터과학전공으로 개편한다. 추가로 SW융합전공 전자공학전공 기계시스템학부 기초공학부도 신설한다.

공학 분야는 남성 위주라고 여겨져 왔고 실제로 여학생의 진학 비율도 저조했다. 이에 숙명여대는 여성 친화적인 공학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창의력을 살리려고 한다.

융합적 교육과정도 개발한다. 올해 신설된 기초교양대에 융합학부를 신설하고 사회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할 방침이다. 내년 공대에 신설되는 기초공학부는 자율전공 형식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1학년 때는 기초교육과정을 듣고 2학년에 본인이 원하는 공대 내 전공으로 전과하게 할 계획이다.

공학, 인류 행복을 꿈꾸게 하다


공학 교육 목표를 인류가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게 사는 데 맞춘 대학도 있다.

연세대 공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학제 융합에 기초한 전문 교양교육을 강화했다. 경제성 공학, 기술 및 제품 마케팅, 지역사회를 위한 창의적 문제 해결 같은 과목이 대표적이다. 대학원에도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공학윤리와 연구방법론 과목이 있다.

공대 학생들은 동남아시아 같은 낙후지역에 파견돼 아동을 교육하고 시설 보수를 돕기도 한다. 학생들이 낯선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학도로서의 책임감을 느낌으로써 ‘인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재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다.

서강대 공학부의 비전은 ‘사람들 삶을 더 편리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서강대 교수들이 △미래 연료 △입는 로봇 △초소형 의료 장비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이유기도 하다. 서강대 학생들도 융합시대에 어울리는 인재가 되기 위해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융합공학으로 대학을 세계로

융합공학을 발전시킴으로써 학교를 국내와 세계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는 대학도 있다.

경희대는 △바이오헬스 △미래과학 △인류문명 △문화예술 △사회체육 등 5개 분야에서 융·복합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계적 수준의 학술기관으로 성장하려 한다. 이 5대 연계 협력 클러스터는 경희대의 강점 분야를 연결한 융·복합 교육·연구·실천 프로그램이다.

이 중 미래과학 클러스터는 공학·순수과학·생명공학·인문학·예술 등 관련 학문 분야를 통합하고, 플렉시블 나노소자·디스플레이·미래형 에너지·모바일 라이프케어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한국외국어대는 외국어 전문 교육기관 이미지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공대를 융·복합을 통한 변혁으로 쇄신하려 한다. 바이오메디컬공학부는 고령화 사회에서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인재 양성을 목표로 올해 신설됐다. 컴퓨터·전자시스템공학부는 지난해 기존의 컴퓨터공학과와 디지털정보공학과를 통합해 만들어졌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관해 균형 잡힌 전문성과 국제 감각을 지닌 융합형 정보기술(IT) 인력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GBT(Global Business&Technology) 학부는 비즈니스 영어 실력을 갖추고 IT 기술을 이해할 줄 아는 융·복합 글로벌 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해 2016학년도에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영작 기초부터 말하기, 프레젠테이션, 토론 등 글로벌 CEO에게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데 교육과정을 집중하고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융합의 공대3.0#공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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