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세월호 참사’ 관련 수업 교재로…논란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22시 36분


코멘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관련 교재를 만들어 일선 초중고교의 수업 시간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재에는 ‘정말 구조를 못한 건가요?’, ‘정부의 발표와 다른 사실’ 등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해당 교재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내용이 있으면 제재한다는 방침이어서 양측의 충돌이 예상된다.

전교조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 교과서’를 발간했다고 밝히고, 교재의 목차와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초등용과 중등용으로 제작된 교재는 기억과 공감, 진실 찾기, 정의 세우기, 약속과 실천의 네 단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진실 찾기 단원은 △세월호는 왜 침몰했을까요? △정말 구조를 못한 건가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의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단원 소개는 ‘선장과 해경과 정부는 왜 적극적으로 배 안의 사람들을 구조하지 않았는지, 그 시간에 그들은 무엇을 했는지, 정부의 발표와 달라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한 사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본다’고 되어 있다.

전교조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계기수업용 교재를 만든 것”이라며 “세월호를 통해 우리가 되짚어봐야 할 핵심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교과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책자 및 파일 형식으로 교재를 보급할 방침이다. 22일에는 변성호 위원장이 경기도 안산의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세월호 유족들에게 책자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교조의 세월호 계기수업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전교조가 세월호 관련 수업을 추진하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금지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계기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업 내용이나 보조 자료 등에 대해 학년별, 교과별로 정해진 절차를 지켜야하고, 특히 특정 교재를 사용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 수 있는 계기수업은 일선 학교에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교조의 세월호 교재를 입수하는 대로 내용을 검토해 내용이 편향적일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희균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