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학대아동 2015년 11월부터 안보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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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멍… 아동센터서 끼니” 증언도
계모 “살해는 안했다”… 부부 구속

경기 평택에서 계모에 의해 버려진 뒤 실종된 일곱 살 남자 어린이가 장기간 학대 피해를 입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9일 평택경찰서 등에 따르면 신모 군은 누나(10)와 함께 2013년 말부터 1년가량 평택의 한 지역아동센터를 오가며 끼니를 해결하는 등 보살핌을 받았다. 신 군 남매는 추운 날씨에도 얇은 옷을 입고 다녔고 자주 배고픔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군의 몸에서는 멍자국 등 폭행 흔적도 발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군 남매는 2014년 말부터 센터에 오지 않았다. 또 신 군은 다니던 유치원도 2015년 초에 그만뒀다.

계모 김모 씨(38)는 지난달 20일 신 군을 버렸다고 진술했으나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집 근처에서 보이지 않았다는 이웃의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가 얼마 전까지 인근 슈퍼에서 어린이가 먹을 만한 식재료를 사갔다”며 “신 군이 사라진 정확한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9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계모 김 씨와 친아버지 신모 씨(38)를 구속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최남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2013년 6월부터 신 씨 가족과 함께 살아온 김 씨는 아이들을 굶기고 자택 빌라 베란다에 감금하는가 하면 일주일에 3, 4차례씩 아이들을 때리고 신 군을 길에 버린 혐의다. 신 씨는 아내의 학대 행위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다.

김 씨는 영장실질심사 직전 살해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살해하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유기 장소가 어디냐는 질문에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남편 신 씨는 “아이를 학대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때리거나 학대하지 않았다. (아내가) 학대하는지도 몰랐으며 베란다에 가두지도 않았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해서 (학대 사실을) 잘 몰랐다. 아이가 보고 싶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평팩#아동학대#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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