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장성군 ‘나노기술산업단지’ 100% 분양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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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개 업체에 97필지 2015년말 완판… 미분양 겪는 지자체들 부러움 사
정보-나노-생명-환경 등 총망라… 지역경제 활성화 청신호 기대

전남 장성군 남면과 진원면 일대에 조성된 나노산업단지. 6월 준공을 앞두고 100% 분양됐다. 장성군 제공
전남 장성군 남면과 진원면 일대에 조성된 나노산업단지. 6월 준공을 앞두고 100% 분양됐다. 장성군 제공
27일 전남 장성군 남면과 진원면 일대 나노기술일반산업단지. 90만1865m²(약 27만3000평)에 달하는 광활한 단지에서는 공장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단지는 내부도로를 따라 구획, 필지별로 말끔히 정리돼 있었다. 6월 준공 예정인 나노산단은 정보기술, 나노기술, 생명공학기술, 환경기술 업종을 총망라한 미래형 산업단지다. 완공도 되기 전에 분양이 100% 끝나 산단을 조성하고도 입주업체가 없어 애를 태우는 다른 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박종순 장성군 산단조성 담당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첫 삽을 뜨기까지 8년이 걸렸지만 분양가를 낮추고 업체가 원하는 것을 미리 파악해 해결해주는 행정 서비스로 ‘완공 전 분양 완료’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 산단 완공 전 100% 분양

나노산단 내 공장용지 97필지 48만145m²는 지난해 말 92개 업체에 모두 분양됐다. 대도시 산단조차 기업 유치를 못해 텅 빈 곳이 수두룩한 가운데 나노산단의 산업용지가 ‘완판’된 비결은 뭘까.

나노산단은 입지 조건이 좋다. 광주 하남산단, 첨단과학산단 등과 인접해 있어 연관된 산업단지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 장성담양고속도로, 국도 1호선, 국도 24호선이 가로세로로 연결되는 교통·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입지 조건이 뛰어나지만 분양가격은 높지 않다. 나노산단 분양가는 3.3m²당 67만1000원으로 인근의 광주 진곡산단(87만7000원) 목포대양산단(88만1000원)보다 싸다. 장성군은 산단 활성화를 위해서 분양가를 낮추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진입도로 개설 등 기반사업에 50억 원을 투입했다. 토지 보상 업무를 군이 대행한 것도 분양가를 낮추는 데 한몫을 했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은 8억 원을 절약하게 됐고 이는 분양가 인하로 이어졌다.

장성군은 2014년 고용투자정책과를 신설하고 산단조성계, 기업유치계, 일자리창출계 등 3개 담당을 뒀다. 산단을 지원하는 원스톱 행정체계를 갖춘 것이다. 팀장을 포함해 3명으로 꾸려진 기업유치계 직원들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빠듯한 군 재정 때문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 수 없었던 직원들은 발로 뛰었다.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기업이 있는지를 사전에 파악해 집중 공략했다. 업체를 대신해 각종 인허가 업무를 챙기면서 타 부서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잦았다. 안옥섭 기업유치 담당은 “업체 직원처럼 일을 하다 보니 동료 공무원과 불편한 관계가 되기도 했다”며 “업체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100% 분양이라는 결실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기업지원센터 운영


나노산단이 첫 삽을 뜨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번째 난관은 산단 터에 포함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89만1800m²(약 27만 평)를 푸는 것이었다. 유두석 군수는 건설교통부에 20년 넘게 근무한 경력을 살려 당시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 위원들을 설득했다. 2006년 12월 도시관리계획 변경 승인이 나면서 산단 조성의 첫발을 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시행자로 지정됐으나 자금난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군은 2010년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사업 참여를 요청했고 이듬해 조성사업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치면서 착공이 늦춰지다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2013년 11월 기공식을 갖게 됐다.

군은 나노산단 입주 기업들이 계약과 동시에 공장을 신축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나노산단 내 레이저시스템산업지원센터에 공무원이 상주하면서 민원사항을 해결해주는 입주기업지원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유 군수는 “나노산단에 업체들이 입주를 끝내면 현재 4만7500명인 인구가 5만 명을 넘어선다”며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산업단지가 30여 년 만에 인구 5만 명을 회복하고 지역경제도 살찌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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