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천경자 화백의 큰딸 이혜선 씨(70·섬유 디자이너)가 8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고인의 유골을 (고인이) 생전에 강아지들과 함께 산책하곤 했던 뉴욕 허드슨 강가에 뿌렸다”고 말했다.
천 화백 유해와 관련해 이 씨 동생들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갖고 “(어머니) 유골을 어디에 모셨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법적 대응책을 찾겠다”고 했고, 이 씨는 지난달 26일 본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고인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다 정리되면 그때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씨는 “동생들의 기자회견 이후 고인의 유골을 놓고 나와 동생들의 갈등이 심한 것으로 비치고, 일부 언론에선 이를 ‘유골 쟁탈전’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마음이 심하게 상했다”고 했다. 이어 “천 화백의 영혼은 그림을 통해 살아계시기 때문에 한 줌의 재에 불과한 유골이 새로운 논란이나 갈등을 만드는 걸 원치 않는다. 돌아가신 모친도 같은 생각이실 것”이라며 “‘유골을 허드슨 강가에 뿌린다’는 얘기는 최근 내게 전화를 걸어온 동생 남훈에게도 전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 씨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인도 위작 논란’이 재연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 씨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제라도 천 화백의 억울함을 풀어주자’는 취지로 위작 문제를 다시 꺼내고 있는데 고인도 나도, 미인도 얘기가 어떤 식으로든 다시 나오는 걸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화가가 ‘이 그림은 내가 그린 게 아니다’라고 한 사안인데 무엇을 더 밝힐 게 있느냐. (미술을 잘 모르는) 대중에게 계속 ‘저 그림(미인도)이 천 화백 것인가’라는 오해만 생기게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