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학교 등 교육관련시설 6385개동 점검… 안전 전문가 참여는 51개동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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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이후 점검 강화에도 서울교육청 2015년 예산 되레 줄어
창덕여중-경희초-북성초 일부 건물… 전문가 확인뒤 안전→재난위험으로

서울지역 학교 3곳이 붕괴 위험이 있어 재난위험시설로 신규 지정됐다. 세월호 사고 이전까지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던 이 학교들은 안전 전문가가 점검에 나선 뒤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됐다.

서울시교육청이 10일 밝힌 신규 재난위험시설은 북성초 건물 일부, 창덕여중 강당(체육관), 경희초 본관이다. 이 학교들은 안전등급 A∼E등급 중 D등급을 받았다. D등급은 시급한 보수 및 보강이 필요하며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다. 시교육청은 경희초 본관과 창덕여중 강당을 보수 보강하기로 했고 북성초 건물 일부를 철거하기로 했다.

세 학교에서 붕괴 위험 요소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학교 건물들은 관리 대상에는 들어가지만 사용에 큰 문제가 없는 안전등급 C등급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이후 교육부가 시간이 흐를수록 건물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40년 이상 노후 건물 543개 동을 안전 전문가를 통해 점검하자 내벽에 큰 균열 등 위험 요소가 드러났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경희초와 북성초, 창덕여중 건물은 각각 1964년, 1966년, 1949년에 지어졌다.

이 학교들은 교육부 안전규정에 따라 한 해에 2번 이상 정기점검을 받고 해빙기에도 취약시설 점검을 받았다. 그러나 기초 안전점검을 비전문가인 교직원들이 자체 조사로 대신하면서 그동안은 붕괴 위험이 드러나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부터 기초 안전점검에도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시도교육청은 예산 문제로 현재까지도 교직원에게 자체 점검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교육청이 2월 26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교육시설 안전진단에는 총 2753명이 참여했으나 안전 전문가는 43명만 참여했다. 서울지역 학교를 포함한 시설건축물 6385개 동을 점검했지만 안전 전문가가 확인한 시설물은 51개 동에 그쳤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외부 진단에는 전문가 참여가 필요하지만 수당 등 소요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올해 정기 안전점검에 편성한 예산은 7억4700만 원으로 지난해 12억 원보다 줄었다.

한편 서울지역 재난위험시설 학교 가운데 현재 수리 중인 배문고를 제외한 9개 학교(보광초 고려대사대부속중 고명중 대신중 오산중 인창중 충암중·고 풍문여고)의 15개 건물은 재난위험시설에서 해제됐다. 이 학교들은 2008년 이후 예산 문제로 보수가 지연되다가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예산이 배정되면서 공사가 완료돼 안전등급이 개선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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