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하루 입장객, 개장초 반토막… 연주회도 줄줄이 무산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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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영화-수족관 영업정지, 콘서트홀 공사중지 100일째

콘서트홀 조감도
콘서트홀 조감도
24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타워동 공사가 100층(413m)을 돌파했다. 공교롭게 이틀 뒤인 26일은 제2롯데월드 내 영화관 및 수족관(아쿠아리움) 영업정지와 클래식 공연장(콘서트홀) 공사중지가 이뤄진 지 100일째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16일 영화관 스크린 진동, 수족관 누수, 공연장 작업인부 추락 사고 등을 이유로 각각 영업정지와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롯데 측은 두 차례에 걸쳐 조치 해제를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 공연장 공사 중지에 롯데 측 ‘속앓이’


영화관과 수족관 영업정지 이후 제2롯데월드 입장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개장 초기인 지난해 10월만 해도 하루 평균 10만 명 정도가 다녀갔다. 하지만 영화관 수족관이 영업을 중단한 12월 방문객은 7만 명으로 줄었고 올 1월에는 5만5000여 명으로 개장 초기의 절반 수준이다.

클래식 공연장 공사는 아예 올스톱 상태다. 제2롯데월드에 들어설 클래식 공연장 규모는 2000석(1만3900m²)이 넘는다. 예술의전당 이후 27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여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빈야드’ 방식으로 지어진다. 이는 객석이 무대를 둘러싼 구조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를 가깝게 해 연주자와 관객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100일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당초 올해 여름으로 예정됐던 개관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예정됐던 서울시립교향악단,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30여 회에 이르는 국내외 연주회가 줄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문화·공연계에서는 민간기업들의 클래식 공연 지원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클래식 공연장 사업은 돈은 돈대로 들고 수익은 제대로 낼 수 없는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이번 일로 문화·공연계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 장고(長考) 거듭하는 서울시

롯데 측은 1월 안전점검을 마치고 고용노동부와 시에 공사중지 해제 요청을 했다. 산업재해 등에 대해 권고·지도 권한이 있는 고용부는 롯데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공사중지 해제를 통보했다. 하지만 허가권이 있는 시의 입장은 달랐다. 시는 지난달 자문단 회의를 거쳐 추락 방지망 설치 등 7개 항목의 보완을 롯데 측에 요청했다. 롯데 측은 시의 요구대로 보름간 보완공사를 완료한 뒤 이달 초 다시 공사중지 해제를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롯데물산은 영화관과 수족관의 영업정지 해제도 촉구했다. 영화관 우퍼 스피커에 방진장치를 설치하고 영사기를 천장에서 벽으로 옮겨 달았다. 수족관도 누수현상이 일어난 곳을 보수하고 정밀안전진단을 해 시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시는 ‘공사 및 영업 재개’ 등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안전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공사중지나 영업정지 해제는 전문가 검증을 받아 좀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국민안전처와 협의 중에 있지만 정확한 해제 일정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제2롯데월드#영업정지#공사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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