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사회와 소통하는 과학 꿈꿔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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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동아리 ‘ICISTS’ 출신들, 다양한 체험으로 고정관념 깨
방송 앵커-컨설팅회사 등 진출

KAIST ICISTS 동아리 회원들이 내달 초 열리는 국제회의 포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소통을 통해 과학과 일반 사회의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 연구 못지 않게 중요한 과학도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 ICISTS 동아리 회원들이 내달 초 열리는 국제회의 포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소통을 통해 과학과 일반 사회의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 연구 못지 않게 중요한 과학도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 생명화학공학과를 나와 현재 정보기술(IT) 분야 벤처를 운영 중인 김경헌 씨는 스스로 ‘좌충우돌’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졸업 후 맥킨지라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만두고 아프리카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에티오피아 농업진흥청에서 일하기도 했다. 벤처회사를 차리기 전에는 공정무역 수제화를 만드는 외국계 회사의 한국 총판도 맡았다.

그는 “보통의 KAIST 학생처럼 대학원을 마치고 연구소에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학창시절 ‘ICISTS’를 창립해 활동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2005년 창립된 ICISTS(과학기술과 사회의 통합을 위한 국제학생회의)는 과학기술계와 사회의 소통을 추구하는 KAIST의 국제활동 동아리다.

○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ICISTS


이 동아리 출신인 이준희 씨는 현재 한 경제지가 운영하는 방송 앵커로 일하고 있다. 이 씨는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방송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ICISTS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ICISTS 출신들은 빵 배달 사업, 투자은행, 컨설팅 회사, 금융공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비록 최종 선발은 되지 않았지만 이소연 씨와 함께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선발에도 도전한 회원도 있었다. 이 동아리 역대 회장 10명 가운데 대학원 진학자는 2명에 불과하다. KAIST의 대학원 진학자는 50% 안팎(전산학과 기준)이다. 동아리 관계자는 “대기업에 진출한 뒤에도 마케팅 등 이공계 출신들이 선호하지 않는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우동연 ICISTS 회장은 “KAIST의 동아리 70여 개 가운데 우리처럼 대외활동이 활발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동아리 활동으로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 세계적 명사, ICISTS가 부르면 ‘Yes’

‘과학기술과 사회에 대한 조화로운 가치관을 전파한다’를 슬로건으로 발족한 ICISTS는 하버드대의 국제회의 동아리인 HPAIR를 모델로 했다. 초기에는 실제 도움을 받아 이름을 HPAIR-KAIST로 했지만 한국에서 행사를 하겠다니 달가워하지 않아 독립했다. ICISTS는 HPAIR와는 달리 과학기술 분야로 전문영역을 특화해 이제는 아시아 최대의 학생 회의로 발돋움했다. ‘과학계의 전문가주의가 과학자와 대중의 장벽을 쌓아 위험을 초래한다’며 소통을 강조한다. 이런 취지에 세계적인 명사들이 공감해 그동안 도널드 노먼 전 미국 애플사 부사장,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이보그 인류학자 앰버 케이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로플린 박사,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전길남 일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대 부총장, 한승수 전 국무총리 등 유명 인사들이 교통비만 받고 ICISTS 회의에 참석했다. 다음 달 4∼8일 과학기술사회학으로 유명한 미국 랜셀러공대 랭던 위너 교수 등 20명을 초청해 국제회의도 연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IC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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