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리포트]트라우마엔 가족-친구 도움 절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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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되찾도록 안아주거나 마사지… 한달 넘게 불안 지속땐 진료 받아야

전문가들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겪은 사람들은 즉시 정신적인 안정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고가 발생한 다음 구급 대원들이 담요를 덮는 것 역시 이런 안정화 작업의 일환이다. 경기 의왕시에 있는 계요병원의 박주언 정신과 전문의는 “처음 충격을 받은 뒤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어야 한다”며 “충격을 완화시켜 줄 지지자가 있어야 안정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문의에 따르면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다고 무조건 PTSS가 오는 것은 아니다. 충격을 받은 뒤 2, 3일 악몽을 꾸거나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보통은 1, 2주 내에 사라진다는 것. 이 시기엔 놀라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며 견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도 불안해하거나 화가 이전보다 자주 난다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PTSS 분야에서 국내 최고권위자인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대한불안의학회 이사장)는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3단계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안정화 단계가 첫 번째다. 채 교수는 “소방관이 끔찍한 시체를 보고 왔다고 치자. 그들에겐 일상적인 일이지만 몇몇에겐 잔상(殘像)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며 “옆에 있는 사람이 안아주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안 좋은 기억을 치유해주는 것이다. 안정감을 찾은 뒤에는 트라우마 기억을 치료해줘야 한다. 채 교수는 “보통 PTSS를 앓고 있으면 일부러 트라우마가 된 기억을 억누른다. 그것을 억지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치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재통합’ 과정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기 이전과 같은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채 교수는 소방관 경찰 군인의 지위를 높이자는 제안도 했다. 그는 “이들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면 자존감이 올라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MIU 20명 인터뷰 전문

<특별취재팀>

▽팀장 하종대 부국장
▽사회부 김상수 차장, 이성호 조건희 김성모 기자
▽국제부 박현진 뉴욕특파원 박희창 기자
▽사진부 변영욱 기자
▽정치부 정성택 기자
▽도움말 주신 분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대한불안의학회 이사장) 박주언 계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상 검사지 결과 분석 및 자문 역할) 이강우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과 소방위, 권일용 경찰수사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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