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새해 특집]욕설을 달고 사는 아이들, 사회 보는 시각도 삐딱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일 03시 00분


[동아일보-채널A 공동 연중기획/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1>나쁜 말이 평생의 상처로
언어 폭력이 대결과 증오 키워… 연중기획을 시작하며
청소년들 75초마다 습관적 욕설… 잘못된 언어문화 개선방안 찾아야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많다. 청소년들의 욕설이 특히 심각하다. 4명의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4시간 동안 대화하는 것을 지켜본 조사가 있었다. 그 대화 속에 욕설이 평균 194회 등장했다고 한다. 시간당 약 48회. 이들은 75초에 한 번씩 욕을 한 셈이다. 싸움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인데. 놀라운 결과다.

나쁜 말이 너무 많다. 청소년들의 욕설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는 막말, 감정 노동자에 대한 예의 없는 막말, 지하철 시내버스 등에서 노인과 약자 등에게 내뱉는 무례한 말,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속에서 튀어나오는 비속어 등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천박한 댓글 문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욕을 시작하는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83% 이상이 초등학교 때 또는 그 이전에 욕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제는 유치원에서도 욕설을 듣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이를 두고 “욕이라기보다는 청소년 특유의 일상적인 언어문화”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한 사람의 인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욕설로 인해 사람을 살해하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또한 냉소와 비아냥거림, 자학과 비방 등 편향되고 부정적인 시각을 키울 수 있다. 단순한 나쁜 말 한마디가 아니라 오랜 세월 축적되면 욕설처럼 생각하고 막말처럼 행동하게 된다. 개인의 심성을 해치는 차원을 넘어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적인 부작용과 손실을 불러온다.

동아일보 채널A의 2014년 연중 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나쁘고 저급한 언어생활 실태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이다. 이 기획은 단순히 나쁜 말에 국한하지 않고 그 이상으로 범위를 넓혀 언어생활 전체로 확장해 현상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찾아 나갈 것이다.

이번 연중 기획은 좀 더 새롭고 깊이 있는 시각에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실태나 현상 제시에 그치지 않고 나쁜 말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사회문화적, 정신심리학적 측면에서 나쁜 말을 하는 원인을 찾아내 이를 토대로 대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나쁜 말, 잘못된 언어생활을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선 방안 역시 좀 더 심층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으로 찾아 나갈 것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욕설#언어 폭력#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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