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꿇고 용서 구했나” 법원, 교사폭행 학부모 선고 또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15시 14분


코멘트
아들을 때렸다는 이유로 학교에 찾아가 담임교사를 폭행한 학부모에 대해 법원이 선고를 두 번이나 연기했다. 형량 선고보다는 인간적인 사과와 스스로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는 취지에서다.

창원지법 형사2단독 박정수 부장판사는 18일 공동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45)와 불구속 기소된 김 씨의 아내 등 3명에 대한 선고를 25일로 미뤘다. 이날 박 판사는 "폭행 당시 교사의 무릎을 꿇린 만큼 교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했느냐"고 묻자 김 씨 등은 "두 차례 학교에 찾아가 교장 선생님을 만나 무릎을 꿇고 사과했지만 피해 교사는 만나지 못해 전화로 용서를 구했다"고 답했다.

박 판사가 "선고일인데 피해 교사의 합의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말하자 김 씨 등은 "일주일만 더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박 판사는 "선고보다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일주일 전 선고를 연기한 데 이어 한 번 더 미룬 것.

김 씨는 새 학기 첫날인 3월 4일 아내 등과 함께 창원시내 한 사립고를 찾아가 아들의 담임교사를 찾는다며 교무실과 수업 중인 교실을 돌아다니며 행패를 부리고 교장실에서 박모 담임교사(32)를 무릎 꿇리고 화분 등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