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주민 73명 산골마을에 ‘상상나라’ 펼쳐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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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월외리 ‘장난끼 공화국’ 문열어… 발명가들 창작품을 관광자원 활용
한옥단지 등 조성 힐링마을로 개발

경북 청송군이 장난끼 공화국을 출범시키고 다양한 관광사업을 벌이고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공화국 중앙청사에서 전문 작가들이 벽면을 그림으로 꾸미고있다. 청송군 제공
경북 청송군이 장난끼 공화국을 출범시키고 다양한 관광사업을 벌이고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공화국 중앙청사에서 전문 작가들이 벽면을 그림으로 꾸미고있다. 청송군 제공
“조용한 시골 마을이 ‘상상나라’가 됐어요.”

경북 청송군 청송읍 월외리 윤두하 이장(66)은 5일 “마을 곳곳에 활력이 넘친다. 모처럼 사람들이 북적여 어르신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최근 ‘장난끼 공화국’ 중앙청사 개청식이 열렸다. 장난끼 공화국은 독특한 방식으로 농촌 관광을 활성화하자는 뜻으로 지난해 전국 11개 지자체가 함께 발족한 ‘상상나라 국가연합’의 청송군 브랜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끼를 가진 발명가, 괴짜 연구가들이 만든 창작품을 관광자원으로 키우자는 취지.

월외마을은 이 공화국의 수도인 셈이다. 중앙청사는 1995년 폐교된 옛 월외초교로, 지난해 여름 화재로 흉물처럼 변해 있었지만 알록달록한 그림과 디자인으로 새 옷을 입었다. 그림 동화 작가와 화가, 미술 전공자 200여 명이 그림 장난 캠프를 마련해 재능을 기부했다.

공화국 청사는 주민들의 쉼터와 창작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 마을 전체 주민은 73명. 70, 80대가 80%여서 경제 활동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여러 기술을 배울 예정이다. 야생초로 만드는 전통 차(茶)와 예쁜 그림과 글씨를 담은 목공예 제품 등을 만들기로 했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늘고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공화국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마을 이름도 달의 외곽지라는 뜻의 월외(月外) 대신 ‘달빛마을’로 정했다. 윤 이장은 “침체됐던 마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주민들 스스로 관광 명소를 만들어 보자며 힘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육지 속 섬’으로 불릴 만큼 오지인 청송은 장난끼 공화국을 지역의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는 꿈을 꾸고 있다. 월외마을은 이 사업의 출발점이다. 독특한 창작 작품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휴식하고 힐링(치유)하는 자연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마을을 포함해 주왕산 일대 66만 m²(약 19만9000평)에 584억 원을 들여 숙박시설과 한옥체험단지 등을 짓는다. 2018년까지 공화국 모습이 갖춰지면 새로운 형태의 관광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청송군은 장난끼 공화국의 발전을 위해 하반기부터 여러 사업을 추진한다. 9월 마을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상상학교를, 10월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키워 주는 발명캠프를 열 계획이다. 한동수 청송군수(상상나라 국가연합 이사장)는 “개성 넘치는 문화와 색다른 볼거리가 있는 관광을 합친 매력적인 상상나라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청송 월외리#장난끼 공화국#힐링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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