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두천경찰서는 미군에게 흉기를 휘두른 이모 씨(33·상업)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이 씨는 16일 오전 6시 20분경 동두천시 보산동 관광특구 안에서 P 이병(23) 등 미군 3명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를 집단 구타한 P 이병 등 미군 4명과 흉기를 갖고 있던 한국계 미군 유모 하사(28)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이 씨는 사건 직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클럽 앞을 지나던 미군이 “이 업소는 엉망이다”라고 말해 이를 따지던 중 시비가 붙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군이 먼저 흉기로 자신을 위협해 이를 빼앗아 찌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16일 상당수 언론은 이 씨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미군의 난동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경찰 추가 조사에서 이 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유 하사의 혐의를 숨겨주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상가의 폐쇄회로(CC)TV에 이 씨가 흉기를 든 채 미군 병사로 보이는 한 남성을 쫓아가는 장면도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16일 사건 당시 P 이병 등 미군 4명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유 하사의 필리핀계 부인(27)을 부축했다. 부인과 술을 마신 뒤 앞서 가던 유 하사는 이들이 자신의 부인을 성추행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이들과 시비가 붙었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이 씨는 유 하사가 미군들과 실랑이를 하는 자리에 가세하면서 싸움이 커졌다. 이 씨와 유 하사는 10여 분간 미군들에게 구타를 당했다. 유 하사는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서 흉기를 꺼내 미군들을 위협했다. 이 씨는 유 하사가 들고 있던 흉기를 빼앗아 P 이병의 복부를 찔렀다.
경찰 관계자는 “난투극 당시 이 씨나 미군들 모두 만취 상태였다. 이 씨와 유 하사는 처음에는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재차 추궁하자 친분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P 이병은 서울 용산 미8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현재 미군 헌병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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