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전기세 안 낸다고?” 정미홍에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1일 1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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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 씨가 KBS 아나운서 출신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씨는 21일 트위터에 "정미홍 씨라는 분이 이외수의 생활비와 전기세를 화천군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씀했다"며 "전기세는 제가 내고 생활비도 제가 벌어서 충당한다. 확실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할 소리는 왜 남발하느냐?"고 말했다.

이는 정 대표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화천군수 인터뷰를 보니 묻고 싶은 질문들"로 시작하는 글에서 "이외수 씨의 땅과 집이 모두 화천군 소유라는데, 가난한 군청에서 전기세 등 생활비까지 지급하는 게 옳은지?"라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이 씨가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근거도 제시 못할 소리'라는 이 씨의 반박에 정 대표는 21일 "화천군에 얼마 동안, 얼마나 부담했었는지 정보 공개 신청해서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정 씨의 의혹은 정초부터 이 씨에게 쏟아진 '아방궁' 논란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 씨는 강원 화천군 감성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집과 문학관이 화천군의 지원금 75억 원으로 신축됐다는 사실이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윤정훈 목사 등 누리꾼들은 그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호화롭게 산다며 '이외수 감성마을 퇴거 운동'을 벌였다.

이에 이 씨는 "집에 냉장고가 몇 개니 노래방이 있느니, 요트가 있느니 말들이 많은데 다 제가 열심히 벌어서 산 것"이라며 "전기세도, 집수리도 제 돈으로 했다. 경제민주화 시대에 무슨 생트집이냐"고 분노했다. 화천군 정갑철 군수도 "2005년부터 감성마을을 조성하고 유지하는데 80억 원 가량이 소요됐지만, 이외수 작가 덕분에 화천군은 100 억원 이상의 가치를 더 얻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는 이 씨의 주장은 사실이다.

2010년 12월 10일 '2011년 회천군의회 예산안 심의 회의록'을 보면, 이 씨가 2009년부터 집필실과 주거 공간 80평에 대한 전기료로 월 100만원 씩 연간 1200만원을 낸 것으로 돼 있다. 확인결과 화천군은 현재 감성마을 교육기관인 모월당과 문학전시관, 농산물 판매장 전기료만 내고 있다. 모두 이 씨가 거주하는 공간은 아니다.

이처럼 이 씨에게 쏟아진 비난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의 뿌리 깊은 갈등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지난해 말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 출신 이수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가 보수성향 누리꾼들에게 악성 댓글 세례를 받았다. 이 가운데서 아방궁 논란까지 불거진 것.

정 대표 역시 이 씨에게 여러 차례 반감을 표시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외수 씨가 자신을 감성마을에서 퇴출하려 하는 사람이 윤정훈 목사와 새누리당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정말 위험하고 생각 없는 소설가"라는 글을 남겼고, 9일에는 "이외수 씨가 조금만 겸손하고, 미안해했으면 그렇게까지 비난받진 않았을 것"이라고 썼다.

한편, 정 대표는 지난 19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에 대해 '종북 성향'으로 규정하고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이 시장은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고, 정 대표는 맞고소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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