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당산동 봉사왕’ 마지막까지 봉사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3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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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득실옹 청소 봉사하고 귀가하다 버스에 치여 숨져

고령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줍기와 등하굣길 건널목 안전도우미 등 지역 봉사활동을 쉬지 않고 해온 80대 남성이 봉사활동을 마친 뒤 귀가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서울 영등포구 노인봉사대로 활동해 온 임득실 씨(81·사진). 그는 7일 오전 7시경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 동네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입고 나선 노란 조끼 위에는 ‘영등포구 노인봉사대’라고 쓰여 있었다. 1시간 정도 봉사활동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던 임 씨가 집 부근 횡단보도 근처에서 차로를 건너려는 순간 시외버스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한 채 임 씨를 향해 돌진했다. 임 씨는 버스 앞 모서리 부분에 부딪치며 쓰러졌고 유명을 달리했다.

유족에 따르면 임 씨는 가족에게 말도 없이 5, 6년 전부터 혼자 동네 쓰레기를 줍는 등 봉사활동에 나섰다. 얼마 뒤 영등포구 노인봉사대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노인봉사대에서 지정된 봉사일이 아닌 날에도 조끼를 챙겨 입고 매일 아침 쓰레기를 주웠다.

둘째아들 대희 씨(47)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버지가 몇 해 전 농산물 판매 일을 그만두신 뒤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신 것 같다. 성격이 무뚝뚝하신 데다 이런 일을 드러내실 만한 분이 아니라 가족도 잘 몰랐다”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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