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辯이 있나… 변협, 회장 선출 앞두고 ‘로스쿨 흔들기’ 공약 남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첫 직선제 회장 선출

처음 직선으로 치러지는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로스쿨 합격자 감축 등 기존 변호사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공약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1월 14일로 예정된 제47대 변협회장 선거는 전국 변호사들(약 1만2500명)의 직접 선거로 치러진다. 1952년 출범한 변협은 그동안 대의원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했다. 출마 후보는 오욱환 현 서울변호사회장(52·사법시험 24회), 양삼승 전 대한변협 부회장(65·사시 14회), 위철환 경기중앙변호사회장(54·사시 28회), 김현 전 서울변호사회장(56·사시 25회) 등 모두 4명(기호 순)이다.

각 후보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에 따른 경쟁과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 등 때문에 ‘변호사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공약은 로스쿨 변호사 합격자 감축과 사법시험 유지에 집중돼 있다.

오 후보와 김 후보는 로스쿨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현재 1600명에서 800명 수준으로 줄이고, 예비시험을 도입해 200명을 선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 후보는 로스쿨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지금처럼 1000명으로 유지하되, 현재 사법시험으로도 계속해서 200명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후보도 사법시험 존치와 예비시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예비시험은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았더라도 일정 평가과정을 거쳐 변호사 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제도다.

이들은 “비싼 로스쿨 등록금 때문에 일부 계층만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며 “서민이 법조계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로스쿨 관련 공약이 법무부와 국회의 동의 없이 현실화될 수 없고, 사시 출신 변호사들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서울 소재 한 로스쿨 교수는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로스쿨 제도를 흔들게 되면 대학별로 특성화된 교육은 사라지고 변호사 시험을 대비하는 입시 위주 교육으로 흘러가게 돼 로스쿨 설립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변협#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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