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기약없는 中-日노선, 북적이는 제주노선… 전남 카페리호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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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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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노선… 보조금 약속에도 “사업성 없다
제주노선… 한라산 등산인파 몰리자 “증편”

전남을 기점으로 한 국내외 카페리 항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전남은 중국 일본과 가깝지만 해외로 나가는 바닷길은 현재 한 편도 없다. 올 1월 해외 뱃길이 끊긴 이후 좀처럼 바닷길이 열리지 않고 있다. 반면에 제주항로는 활황이다. 여객 수요가 늘면서 서귀포항 노선이 개설되고 주말에 여객선을 추가로 투입할 정도로 붐비고 있다.

○ 꽉 막힌 해외 바닷길

전남 광양항과 일본 시모노세키(下關) 항을 오가던 광양훼리㈜ 소속 ‘광양비츠호’는 취항 1년 만인 올 1월 운항을 중단했다. 취항 후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원전사태 등으로 관광객이 크게 준 데다 화물량도 예상치를 밑돌아 결국 뱃길이 끊겼다.

전남도와 광양시는 이 항로의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5월 창명라이너스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적자 보전금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창명라이너스는 이 항로에 1만6000t급 카페리를 투입하기로 했으나 지난달 운영비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전남도와 광양시는 정상그룹과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상그룹은 건설사를 주력으로 하는 강원지역 중견 기업으로 강릉∼울릉도∼독도 간 여객선 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 현지실사를 벌이는 등 내년 상반기 재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목포∼중국 항로 재개설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목포와 중국 상하이(上海) 간 국제항로는 2002년 11월 개설했지만 5개월 만에 끊겼다. 2006년 7월 운항이 재개됐다가 승객 감소와 선사 자금난으로 한 달 만에 중단됐다. 목포시는 운항 재개를 위한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어 손실보전금 지원 규모와 지원 기간, 중국 기항지 등을 제시했지만 희망 선사가 없는 상태다. 정종득 목포시장은 “목포가 동북아 해양관광물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가 필요하다”며 “한·중카페리협회와 함께 선사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 활짝 열린 제주 뱃길

꽉 막힌 해외 뱃길과 달리 전남∼제주 바닷길은 활짝 열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 목포∼제주 운항 선사인 씨월드 고속훼리는 오색 단풍과 설경이 멋진 한라산에 산행 인파가 몰리자 주말에 ‘바다 위의 호텔’로 불리는 ‘씨스타 크루즈호’ 외에 ‘로얄스타호’를 추가 투입하고 있다. 씨스타 크루즈호는 지난달 6만3300명을 수송해 9월(3만6069명)보다 76%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했다. 이혁영 대표이사는 “고급 객실과 다양한 편의시설이 인기를 끌면서 산악회 등 각종 단체이용객이 몰려 여름 성수기처럼 붐비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과 제주도 서귀포항을 잇는 초고속 카페리는 다음 달 20일 취항한다. 3560t급인 카페리는 700여 명이 탑승하고 150여 대의 승용차를 실을 수 있다. 서귀포까지는 2시간 30분대에 주파한다. 녹동항에서는 제주항까지 남해고속의 카페리 등 2척이 운항하고 있다.

완도∼제주 카페리를 운영하는 ㈜한일고속은 11월 한 달간 매일 인터넷 예약과 추첨을 통해 승객 200명에게 완도와 제주 특산물을 증정하는 고객감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일고속은 현재 육지에서 제주까지 1시간 40분 만에 최단 운항하는 ‘블루나래호’를 1월부터 투입하고 있다. 오인생 한일고속 선박영업본부장은 “블루나래호 이용객이 취항 8개월 만에 20만 명을 돌파했다”며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한 달간 특산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카페리 항로#제주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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