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그때 전사한 국군 유해 묻어준 곳이…” 6·25참전 주민 증언에 무명용사 발굴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부천 오정구 61보병사단 참전용사출신 주민 초청강연
”주민들이 함께 매장 도와” 인근 고지서 3시간만에 발굴

국방부 유해발굴감시단과 까치울연대 장병들이 18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까치울연대’ 인근 야산에서 6·25전쟁 당시 숨진 무명용사의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육군 61보병사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시단과 까치울연대 장병들이 18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까치울연대’ 인근 야산에서 6·25전쟁 당시 숨진 무명용사의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육군 61보병사단 제공
유골, 군화, 각반 등 발굴된 유품들. 육군 61보병사단 제공
유골, 군화, 각반 등 발굴된 유품들. 육군 61보병사단 제공
6·25전쟁 때 국군이 철수작전을 펼쳤던 경기 부천시 오정구 일대의 한 고지에서 60여 년 만에 무명용사들의 유해가 발견됐다.

육군 61보병사단은 23일 “지역 주민들의 증언으로 장렬히 산화한 국군장병의 유해와 유품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해 발굴에 도움을 준 주민은 6·25전쟁 때 어린 나이에 전투에 참가했던 민응기(80) 민봉철 씨(75) 등 6명의 참전용사다.

주민과의 유대관계가 깊은 61보병사단 산하의 ‘까치울연대’는 주민들로부터 우연히 부대 근처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대 측이 여름 폭우로 침수피해를 본 마을에서 배수로 정비 등 환경개선 사업을 벌이다 6·25전쟁 참전용사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것. 부대 측은 민 씨 등을 부대에 초청해 강연을 요청했고 이들은 강연 과정에서 당시 생생했던 경험담을 전달했다. 전쟁 초기 동네 야산에서 국군 시신이 산짐승의 먹이가 되자 주민들이 시신을 수거해 양지바른 곳에 묻어줬다는 내용이다.

이후 국방부 유해발굴감시단과 까치울연대 장병들은 18일 유해발굴 작업을 시작해 3시간 만에 골반, 아래턱 등의 유골과 전투화, 각반, 카빈총 탄환 등을 찾았다. 까치울연대 오영대 연대장은 “총과 군복이 전쟁 당시 국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DNA 감식작업을 통해 신원 확인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군부대는 신원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 국립묘지 무명용사 묘지에 유골을 안장할 방침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국군 철수작전#무명용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