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떠난다던 의정부 美기지에 다른 부대가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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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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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학부대가 이전할 경기 의정부시 캠프 스탠리 일대 전경. 경기도 제공
미 화학부대가 이전할 경기 의정부시 캠프 스탠리 일대 전경. 경기도 제공
주한미군이 경기 의정부시 내 반환 예정 주한미군 기지에 미국에 있는 부대를 재배치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도와 의정부시는 이 터에 대학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배치된 미군이 이전하지 않을 경우 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주한 미 육군 2사단은 내년 3월까지 워싱턴 주 루이스-매코드 연합기지에 있는 제23화학대대를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탠리로 이전할 계획이다. 화학대대는 애초 대구에 주둔하다 2004년 주한미군 재편 때 미국으로 이전한 뒤 9년 만에 다시 배치된다. 철수했던 미군부대를 재배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 2사단 관계자는 22일 “미 2사단의 전투력 향상을 위한 것으로 이미 계획된 사안이었다”며 “이 부대는 핵 생화학 정찰과 장비 제독, 한미 두 나라의 사후대응관리 지원을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캠프 스탠리는 213만2900m²(약 64만6300평)로 반환 예정 미군기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이 기지는 반환 일정에 따라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한국 측으로 넘어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군은 현재 2사단을 한국군과 연합부대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의정부와 동두천에 있는 미 2사단을 평택으로 이전하지 않고 그대로 존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는 최근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캠프 스탠리의 반환계획 변경 여부를 질의했다. 국방부는 답변에서 “애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며 부득이하게 변경될 경우 지자체와 협의하겠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스탠리가 이전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도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캠프 스탠리 이전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캠프 스탠리가 반환되지 않으면 경기도와 의정부시가 수년간 공들였던 ‘건국대 캠퍼스’ 유치 계획도 물거품이 된다.

건국대는 캠프 스탠리 터 74만 m²(약 22만4000평)에 2018∼2022년 단계적으로 ‘KU Tech 의정부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군은 현재까지 화학부대를 캠프 스탠리 이외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어 건국대 유치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화학대대의 캠프 스탠리 이전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 사이에서는 화학부대 이전을 계기로 ‘캠프 스탠리 전체가 평택으로 이전하지 않고 계속 주둔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김만식 ‘의정부를 사랑하는 시민모임’ 회장은 “반환 기지에 미군을 재배치하는 건 의정부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정확한 사실을 확인한 후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해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의 주요 미군기지를 평택 등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의정부#미군 부대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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