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사랑의 詩碑, 400년 그리움 끝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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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출신 여류시인 이매창, 연인 유희경과 주고받은 연가
서울 도봉산에 기념비 제막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이매창)

‘그대 집은 부안에 내 집은 서울에 있어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보고 오동나무에 비 뿌릴 제 애가 끊겨라’(유희경)

전북 부안 출신의 조선시대 여류시인 이매창과 그녀의 연인 유희경이 400여 년이 지난 뒤 만남을 이뤘다.

부안군은 13일 서울 도봉산 생태공원에 이매창과 유희경의 사랑을 기리는 시비를 제막했다. 시비는 가로 1.2m, 세로 1.7m 크기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하기 위해 빗각 모양으로 2개를 제작해 마주 보도록 했다. 시비에는 두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주고받은 한시(漢詩) ‘이화우’와 ‘매창을 생각하며’를 각각 새겼다.

이매창은 개성의 황진이와 함께 조선 명기(名妓)의 쌍벽으로 불렸다. 유희경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웠고 도봉산에 도봉사원을 지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으나 신분의 차이와 멀리 떨어져 살아야 하는 상황 등으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애끓는 사랑의 시를 남겼다. 부안군과 도봉구는 시비 제막을 계기로 경제, 문화, 예술, 관광 분야에서 교류 협력하기로 협약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여류시인#이매창#유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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