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상습 酒暴 줄줄이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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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52범 ‘영등포 거지왕’-폭행치사 등 전과 42범

경찰이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주취폭행(주폭·酒暴)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서울 지역 경찰서에 전담팀을 만든 가운데 상습적으로 주폭을 일삼아 온 피의자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5가의 한 포장마차에서 술에 취해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호모 씨(55)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강모 씨(52)를 구속하는 등 주폭 피의자 4명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폭행 등 전과 42범인 강 씨는 이날 오후 2시경 “일행이 있으니 다른 자리로 가 달라”는 호 씨의 말에 화가 나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조사 결과 술에 취하면 영세한 가게에 찾아가 업주들을 괴롭혀 온 강 씨는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만 해도 총 73차례에 걸쳐 영등포 일대의 식당과 상가에서 금품을 갈취하고 영업을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함께 구속된 양모 씨(39)는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노숙인을 수시로 폭행해 아예 ‘거지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990년대 초부터 영등포역 인근에서 노숙을 하며 자신보다 약한 노숙인들을 상대로 폭행과 협박을 일삼아 온 전과 52범인 양 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을 신고한 노숙인을 찾아가 보복폭행 하고 목을 조른 혐의(살인미수 등)를 받고 있다. 그는 이후에도 술을 마신 뒤 “담배 사게 1만 원만 달라”며 칼로 행인들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서울 중랑구와 영등포구 인근 고시원을 전전하며 술을 마시고 병원 응급실이나 파출소 주민자치센터를 찾아 “여기서 칼로 배를 그어 죽어 버리겠다”며 행패를 부리는 등 상습적으로 업무를 방해한 이모 씨(50)와 김모 씨(44)도 구속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도 23일 은평구 갈현동 물빛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김모 씨(57)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손모 씨(55)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서모 씨(38)를 30일 구속했다.

김두연 영등포경찰서장은 “술에 취해 상습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시민들을 폭행, 협박하는 주취폭력 사범에 대해서는 사법 처리할 계획”이라며 “선량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주취폭행#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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