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군 군북면 서대산 자락의 상곡초등학교는 ‘아토피 학교’로 소문이 나면서 도시 학생이 전학을 오는 학교가 됐다. 2009년 15명까지 규모가 줄었다가 지금은 32명으로 늘었다. 교실 한쪽 벽을 황토로 바르고 교실 안 화분에 벤자민과 폴리시아스 등 아토피 치료 효과가 있다는 식물 40여 종을 심는 ‘교실 공원화 사업’ 덕분이었다. 금산군은 이 학교를 ‘아토피 천식 안심학교’로 지정한 뒤 충남도교육청과 협조해 학교 용지나 주변에 전학생 학부모를 위한 ‘아토피 빌리지’를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충남도교육청은 2016년 이 학교를 군북초등학교에 통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전체 학생수가 통폐합 대상인 60명 미만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의회 박찬중 의원(금산)은 “상곡초등학교는 아토피 학교로 알려져 농어촌학교 살리기의 모범 사례인데 통폐합 대상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충남도의회는 도교육청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의회는 “충남도교육청이 도내 759개 학교 가운데 24%에 해당하는 학생수 60명 이하 초중학교 184개교를 통폐합하기로 한 정책은 농어촌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교육청은 “주민과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획일적 적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 도의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통폐합 실적 우수 시도교육청에 대한 행정 재정적 지원 등을 약속하자 충남도교육청이 학교 통폐합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학교 통폐합 전담부서를 설치하면 4급 직원 정원과 인건비를 지원하겠다는 교과부 제안을 받아들여 부서 설치 희망신청서를 냈다. 앞서 지난달 24일 일선 시군교육청에 구체적인 통폐합 대상을 보고하도록 했다.
도의회 임춘근 의원은 “충남도교육청이 2004년 이후 유지해온 ‘1면 1교’ 통폐합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 통폐합은 통학버스와 예산 지원, 공모 및 전문직 교장 집중 배치, 소규모 학교 교직원 인센티브 부여 등 특단의 대책을 실행해 본 뒤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