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학이 확 바뀐다]경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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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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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자산 ‘교양’… 후마니타스 칼리지 과정으로 익힌다


경희대의 혁신은 대학과 학문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됐다.

“대학 교양과정은 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학생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교양과정을 사회적 요구에 맞도록 개혁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새로운 교양교육 체제인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이런 배경에서 구체화됐다.

○ 다양한 학문을 경험하도록 개편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지난해 시작됐다. 전공과 진출 분야에 관계없이 전 생애에 걸쳐 인간의 삶을 다각적으로 지원해줄 든든한 기본 교육을 시키자는 것이 목표였다.

백화점식으로 강의를 늘어놓고 학생이 알아서 고르는 다른 대학의 교양교육과 다른 점이다.

모든 신입생은 35학점 이상의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양강좌를 수강해야 한다. 과목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학제 간 경계를 넘나든다. 강좌 수는 1312개(서울캠퍼스 660강좌, 국제캠퍼스 652강좌)나 된다.

반드시 들어야 하는 중핵교과는 ‘인간의 가치탐색’, ‘우리가 사는 세계’ 등 인간과 사회에 대한 기본 이해를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초교과는 글쓰기 영어 시민교육으로 구성했다. 이 중에서 시민교육 교과는 봉사활동을 포함한다.

시민으로서의 자질이란 교과서만이 아니라 실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중핵교과와 기초교과는 강의당 수강인원을 20∼40명으로 제한한다. 교수의 일방적 강의가 아닌 토론과 발표 위주의 수업을 하기 위해서다.

배분이수교과는 다양한 학문분야를 경험하기 위한 과정이다. 자연·우주·물질·기술, 평화·비폭력·윤리, 논리·분석·수량세계 등 7개의 주제영역 중 관심 분야에 맞게 5개 주제를 고르면 된다.

경희대는 이러한 교양교육이 대학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 가치라고 본다. 대학에서 들었던 전공내용이 모두 잊혀지고 사회에서 습득한 지식으로 대체돼도 교양교육은 몸에 남아있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 세계탐방 교육, ‘이스탄불 프로젝트’

후마니타스 칼리지가 길러주려는 능력은 크게 다섯 가지다.

여러 학문 분야를 기본 수준에서 이해하는 사고력, 온갖 정보와 지식을 검토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 시민적 역량, 유연한 상상력과 열린 정신, 사건과 현상을 정확히 읽고 표현하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을 학생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가 ‘이스탄불 프로젝트’다. 동서 문명의 접경지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름을 따왔다.

1학년 학생이 여러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역을 탐방하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에서 10명씩 모두 2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터키 이스탄불을 다녀왔고 올해 1월에는 일본 규슈에 다녀왔다.

학생들은 목적지로 떠나기 전에 사전교육을 받는다. 사진, 동영상 촬영 기술은 물론 해당 지역에 대한 역사, 문명 탐구 방법을 배운다. 이스탄불 프로젝트의 과제는 다큐멘터리 제작, 사진 자료화, 보고서 제출이다.

예를 들어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학생들은 중핵교과 ‘우리가 사는 세계’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이 근대문물을 수용한 과정과 배경을 배운다.

올해 학생들이 다녀온 규슈는 일본에서 근대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이런 탐방을 통해 직접 확인하고 자신만의 체험으로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경희대학교#후마니타스#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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