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2년… 추모현장 가보니]고영재 해경 함장 “北소행 여태 못 믿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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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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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두번 울리는 논란 끝내야”
■ 천안함 장병 55명 구한 고영재 해경 함장

20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 서쪽 100km 해상에서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 3003함이 경비 근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3003함은 서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을 막는 해상주권 첨병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함정의 고영재 함장(57·경정·사진)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인천해경 501함을 지휘해 천안함 장병 55명을 구조한 주인공이다.

고 함장은 천안함 폭침 2주년을 맞아 19일 가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북한의 공격으로 인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희생 장병 46명의 유족들에게 아픔을 주는 논란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사건 초기 당시 해군이 ‘생존 장병을 제때 구하지 않았다’는 유언비어가 돌았는데 바다를 모르는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라며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침몰 당시 어두운 바다에서 3m 높이의 파도가 이는 상황을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해군 경비함이 현장에 먼저 도착했지만 큰 함정이 접근할 경우 선체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어 주변에서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애타게 고속단정을 탑재한 해경 경비함을 기다렸다는 것. 당시 인천해경 501함은 대청도와 소청도 사이 해역에서 경비를 서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무전연락을 받고 22km 거리를 52분 만에 주파해 사건현장에 도착했다. 고 함장은 “501함이 현장에 도착하자 해군 경비함에서는 무전으로 ‘고맙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최원일 함장 등 천안함 간부 5명도 폭침사건 3, 4개월 뒤 501함을 찾아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고 함장은 “18년 동안 경비함을 탔지만 좌초로 선체가 두 동강이 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 함장은 EEZ 가거도 해상에서 7박 8일 동안 경계근무를 선 뒤 천안함 폭침 2년을 맞는 26일 전남 목포항으로 돌아온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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