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같이 입히고 8년간 감금…제2의 도가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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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장애인 철장에 감금·학대한 시설장 고발

어린 장애 여성을 철장 안에 수년간 가두고 학대한 사실이 드러난 광주의 모 장애인 재활시설.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이 사실이 폭로된 1일 광주 서구 마륵동에 위치한 이 시설을 찾았을 때는 이미 폐쇄 결정이 내려진 탓인지 남아있는 장애인과 직원은 거의 없었다.

이 시설에는 직원 10명과 지적장애인 26명이 함께 생활했지만 지금은 직원 2명과 장애인 2명만 남아있다.

학대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고발된 시설장 이모 씨(41)는 지난달 이미 사직해 보이지 않았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시설에는 식당, 운동시설, 생활시설 등이 갖춰져 있었지만, 사무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이 굳게 잠겼다.

[채널A 영상] 단독 / 6년 전 ‘도가니’ 증언 영상 입수

뇌병변장애 1급인 A 양(17·여)이 8년 넘게 갇혀 지낸 가로 1m, 세로 1.7m, 높이 1.5m 크기의 철창 우리는 이미 치워져 보이지 않았다.

사무실에 남아있는 한 직원은 "교도소나 있을 법한 철장은 없다. 유아용 침대 형태인데 아이가 바깥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안전을 위해 설치했다"며 학대 사실은 과장됐다고 항변했다.

1998년 사회복지법인 인가를 받은 이 시설은 2002년 준공됐다. 구청의 보조금 5억원, 사회단체의 지원금 등으로 운영돼왔다.

인권위 조사 결과, 이 시설 직원들은 생활지도 명목으로 빗자루로 장애인들에게 체벌을 가했고, 여성재활교사가 남성 장애인의 목욕을 보조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시설장 A씨는 자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제철 음식을 식단이나 간식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개별 지급돼야 할 속옷을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한 사실도 적발됐다.

인권위는 학대 사실이 드러난 A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관할 서구청은 시설 폐쇄를 권고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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