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시가 대세?… 한달 180만원 전문학원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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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입 수시전형 늘리자 사교육시장 들썩

수시전문 학원들이 생기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3학년도 대학 신입생의 62.9%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고 발표하는 등 수시의 비중이 높아진 결과다.

지금까지 면접이나 논술, 자기소개서를 봐주는 학원이나 개인 컨설팅은 있었지만 수시모집을 위한 전문학원은 처음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수시를 대비하기 어려워 이런 학원에 눈을 돌리지만 교육계에서는 입시열풍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어학원으로 유명한 A교육그룹은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B어학원을 연다. 중고교생을 위한 대입 수시 전문학원이다. 토익 토플 텝스 일본어 중국어 성적으로 글로벌 또는 국제학부, 외국어 특기자 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전형에 대비시킨다는 목표를 강조한다.

정시로는 원하는 대학 입학이 어렵거나, 해외 고교를 다니지만 국내 대학으로 진학을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은 상담을 통해 수시의 어떤 전형이 자신에게 맞는지 알아본 뒤 논술 면접 영어인터뷰 등 대학별고사도 준비할 수 있다.

원장은 “수시는 철저히 준비하면 잘 갈 수 있다. 또 비중 면에서도 요즘은 수시가 대세다”라며 “내신은 학원이 도와줄 수 없지만 비교과영역과 스펙은 내공이 탄탄한 강사들이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조기유학을 하다 돌아온 학생이나 국내 중고교생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재수생을 위한 수시 전문 기숙학원도 생겼다. 충북 음성군의 C기숙학원은 내년 1월부터 수시전문반을 운영한다. 부원장은 “내년은 정시모집이 30%밖에 안 돼 재수생도 수시모집으로 대학을 가야 한다”며 “수시에 대비해 수능은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정도로 준비시키고, 나머지는 대학별고사에 대비하게 한다”고 말했다.

1∼4월은 기본적인 수능 공부를 하고 이후 지원 대학의 전형 유형별로 나눠 논술 면접 적성검사 입학사정관전형을 집중 대비한다는 것이다. 학원비는 한 달에 160만∼180만 원. 이 부원장은 “올해 수능이 쉬워 변별력이 떨어지자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 수시전문반을 만들기 전보다 2∼3배 늘었다”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사교육이 수시모집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서울여대 입학사정관전형 전담교수는 “수능 변별력이 약화되니 학원들이 자구책을 만드는 것 같다. 대학에서는 학교 생활의 충실성을 기본으로 보는 만큼 사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석록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도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사교육이 만들어준 스펙을 배제하는 여러 가지 장치를 두고 있다. 학교 교육계획서나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학생이 실제로 이런 활동을 했는지를 보고, 자기소개서를 누군가 대필한 건 아닌지를 면접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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