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 또… ‘FTA 비준’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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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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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친미’ 崔부장판사 옹호… 같은 우리법연구회 회원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45·사법시험 32회)가 페이스북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된 가운데 또 다른 부장판사가 비판 글을 옹호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2·사법시험 33회)는 22일 FTA 비준안이 처리된 22일 “드라마 계백을 보고 있다. 황산벌 전투가 나온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사람과 자신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는 사람들”이라고 썼다. 우회적으로 비준안을 처리한 정부와 여당을 비판한 것이다.

또 그는 최 부장판사가 쓴 글이 논란이 된 2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과 우리 후손의 미래를 위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신 구국의 결단. 결단을 내리신 국회의원님들과 한미 안보의 공고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비꼬았다. 이 부장판사는 글 마지막 부분에 “이것도 정치편향적인 글입니다”라고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26일에도 최 부장판사의 글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진보 편향적인 사람은 판사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이겠지”라며 “그럼 보수 편향적인 판사들 모두 사퇴해라. 나도 깨끗하게 물러나 주겠다”고도 썼다. 최 부장판사는 비준안이 통과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親美)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라고 적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판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것을 두고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 부장판사는 27일 KBS의 ‘개그콘서트’가 끝난 직후 “오늘 개콘 보면서 자기 하고 싶은 말 시원하게 하는 개그맨분들이 너무 부럽다”며 “그나마 하고 싶은 말 맘껏 할 수 있었던 페북도 판사는 하면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고…계속할 거야”라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고법과 서울동부지법 등을 거친 뒤 올 2월부터 창원지법에서 근무해왔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 부장판사와 함께 법원 내 진보성향 법관들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다. 한편 대법원은 29일 열리는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최 부장판사 발언의 적절성과 SNS 사용 가이드라인의 필요성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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