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20대 男 동성커플의 ‘어긋난 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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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중 폭력 시달리다 살해
사체 은닉 한달후 자수… 실형

“그대를 사랑했지만….”

동성애자인 A 씨(27)는 2005년 10월 웹사이트를 통해 만난 B 씨(28)에게 호감을 느껴 연애를 시작했다. B 씨가 자주 주먹을 휘둘러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지만 2009년 12월부터는 서울 강서구의 자신이 살던 오피스텔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B 씨는 다른 동성애 남성들을 만나 성매매를 하며 돈벌이를 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A 씨는 올해 3월 19일 B 씨에게 불만을 털어놨고 결국 싸움으로 번졌다. B 씨가 A 씨의 뺨을 때리자 A 씨는 “몸을 팔고 다니는 주제에 왜 때리냐”고 소리쳤다. 격분한 B 씨는 주방에서 21cm 길이의 과도를 들고 와 휘둘렀고 A 씨가 베개를 들고 저항하는 사이 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A 씨는 급히 칼을 집어 들어 B 씨의 목을 찔러 살해했다.

A 씨는 B 씨의 시신을 비닐봉투와 이불 등으로 싸서 오피스텔 보일러실에 넣고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올해 4월 25일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용관)는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의 죄가 무겁지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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