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자 김모 씨(52)는 11일 오전 1시 20분경 자신이 일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유흥주점에서 양주 발렌타인 30년산 230mL가량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그는 자신이 전날 일하고 받지 못한 연주비 30만 원을 요구하던 중이었다. 주인 고모 씨(49·여)는 “사정이 생겨 돈이 급하다”고 애원하는 김 씨에게 “손님이 카드로 계산했으니 당장 주기 어렵고 현금도 지금 없다”고 맞섰다. 두 사람의 실랑이가 계속됐지만 칼자루를 쥔 주인이 뜻을 굽히지 않자 김 씨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손님이 나중에 마시기 위해 남겨둔 ‘키핑 술’ 중 주점에서 200만 원에 파는 발렌타인 30년산(700mL)이 눈에 들어왔던 것. 이어 어림잡아 3분의 1가량 남아 시가로 수십만 원에 이를 이 술을 단숨에 마셨다.
고 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신고 있던 하이힐을 벗어 김 씨의 머리를 때리고 왼손을 깨물었다. 이에 김 씨는 고 씨의 머리채를 잡고 멱살을 잡아 흔들었다. 두 사람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이날 “연주비와 술 문제는 당사자가 해결할 일”이라며 두 사람을 폭행 혐의로만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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