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내년 대선 불출마”]오세훈 “자기 입맛에 안맞으면 관제고 나쁜 투표냐”

  • Array
  • 입력 2011년 8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곽노현 “편가르기 비정한 투표, 그 돈 다른데 써라”
■ 맞짱토론서 날선 공방

토론 전엔 웃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2일 오후 SBS 시사토론에서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토론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사진공동취재단
토론 전엔 웃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2일 오후 SBS 시사토론에서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토론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사진공동취재단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아이들을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가르는 비정한 투표입니다. 아이들 자존감을 세우는 데 돈을 좀 더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오 시장님께서 그런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부자 아이 먹일 돈으로 저소득층에 풍부하게 해 주자는 겁니다. 포퓰리즘으로 세계 경제위기가 왔습니다.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걸 유권자들이 주민투표로 보여줘야 합니다.”(오세훈 서울시장)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이 시작된 후 기자회견과 트위터, 보도자료 등으로만 서로를 비판해 온 오 시장과 곽 교육감이 12일 SBS 시사토론에서 처음으로 ‘맞짱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진행자가 말을 끊어야 할 정도로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오전에 대선 불출마 선언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낸 오 시장은 곽 교육감을 거칠 것 없이 비판했다. 그는 “본인 구미에 맞지 않는 분들이 서명하면 관제서명인가. 중복서명을 거르고도 50만여 명이었다. 이걸 나쁜 투표라며 거부운동을 벌이는 건 교육 수장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투표 문안을 확정하는 데 시교육청 의견이 뭔지 묻지 않았다. 우리는 지난해 8월 17일 이후 일관되게 ‘2011년 초등학교, 2012년 중1, 2013년 중2, 2014년 중3까지 단계적으로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걸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로 비튼 건 꼼수다”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투표 문안은 서울시의회가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의 문구를 그대로 썼다. 조례가 통과할 때와 주민투표 발의할 때는 한 마디도 않다가 이제 와서 내부 결재 서류를 들고 ‘투표 문안이 우리 입장이 아니다’라고 하는 건 방해 의도가 다분하다”고 반박했다.

토론은 보편복지와 선별복지 논쟁으로 이어졌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의 5분의 4 이상이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 하나로 당선됐다. 민의는 이미 확인됐다. 적어도 의무교육에선 보편적 복지가 옳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담세율을 생각 않고 무조건 OECD와 절대적 복지 수준을 비교해선 안 된다.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걱정한다면 돈이 아닌 제도로 해결하면 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낙인방지법을 국회에 발의했지만 민주당이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토론은 각각 투표 참여와 거부를 호소하며 끝났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는) 182억 원을 낭비하는 게 아니라 바람직한 복지와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의 방향을 제시하는 투표다. 유권자가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이번 투표는 아이들에게 밥그릇을 계속 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편 가르는 위법 주민투표를 저지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