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국가영어능력시험, 내실이 중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7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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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의 운영 방안을 어제 발표했습니다.

이 시험은 기존 민간 차원의 영어능력 시험과는 별도로 정부가 주관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고등학교까지 영어 수업을 받아도 학생들이 영어로 의사소통을 제대로 못하는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며 실용 영어를 강조해 왔습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의사소통 능력을 주로 평가하는 국가시험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 시험이 관심을 끄는 것은 수능시험의 영어 과목을 대체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어제 발표 장소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수능 영어시험 대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수능 영어시험이 이 시험으로 대체되면 현재의 수능 영어 과목은 폐지됩니다. 대신에 각 대학은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의 성적을 대학 입시에 반영하게 됩니다. 국내 영어 교육과 대학 입시에 큰 변화가 생기는 셈입니다. 학부모들은 이 시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정부 방침에 따라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노리는 것은 두 가지로 풀이됩니다. 한 가지는 수능 영어시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영어 교육을 말하기 쓰기 등 실용 위주로 전환해 세계화 시대에 국민의 영어 소통 능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방향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수능 영어시험에서 만점을 맞고도 영어 회화가 불가능한 학생이 적지 않습니다. 영어 교육의 물줄기를 '말하고 쓰는 영어'로 전환하는 것은 옳은 방향입니다.

그러나 새 국가시험은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다고 합니다. 시험에 출제되는 어휘도 수능 영어시험보다 1000개 이상 적습니다. 새 국가시험이 사교육을 너무 의식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퇴행시키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장차 전문 영역에서 꿈을 펴려는 학생들에겐 영어 실력이 필수입니다. 이들의 능력도 특정할 수 있도록 내실화된 시험을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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