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수사 확대]저축銀 재판 ‘전관-동문 변호사’ 대거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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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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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12곳 43명 등 변호인 60여 명… 피해자들 “저런 놈들 변호하나” 비난

“빼돌린 돈으로 변호사 구했나. 저런 OO놈들을 변호하다니….”

2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동관 466호 민사 대법정.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주요 피고인들에 대한 제1차 공판이 열리자 법정 곳곳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번 사건으로 예금을 찾지 못한 피해자 100여 명이 변호인들에게 외치는 소리였다.

검찰이 부산저축은행 고위 임원 등 피의자 21명의 비리를 수사한 공소장에 적시한 변호인은 모두 43명으로 이들이 소속된 법무법인(로펌)만 12곳에 이른다.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 법률사무소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사건을 수임했다 사임한 것을 포함해 최근 새로 선임된 변호사까지 포함하면 대략 60여 명에 이른다. 박연호 회장, 김양 부회장, 김민영 대표이사, 강성우 감사에 대한 변호는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들이 맡았다. 여기에 법무법인 화우, 로앤, 다담 소속 변호사들도 가세했다. 강성우 감사는 자신의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 감독정책과에 재직했던 전남 함평 출신의 이명수 변호사(45·사법시험 39회)를 선임했다. 한편 박 회장 등 핵심 피고인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에 대한 피해자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바른 측은 돌연 변호인 4명의 사임계를 27일 제출키로 했다.

○ 전관(前官)과 동문 변호사가 대세


최근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하다 사임한 이른바 전관(前官) 변호사들도 이 사건 법정에 변호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PD수첩 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지내고 올해 초 법원 정기인사 때 퇴직한 이상훈 변호사(52·29회)는 김태오 대전저축은행장 등 3명의 변호인으로 이날 출석했다. 이번 사건 재판장인 염기창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인 임영호 변호사(48·30회)는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광주일고 출신 변호사들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피고인 상당수가 광주일고 출신이어서 동문 변호사를 찾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민영 법무법인 로앤 대표변호사(52·27회), 지평지성의 이공현 대표변호사(62·13회), 로고스의 백현기 고문변호사(59·21회) 등이 광주일고 출신으로 이번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 저축은행 특수(特需)


변호사 업계는 저축은행 비리 수사로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검찰이 삼화·부산·부산2·중앙부산·대전·전주·보해·도민저축은행 등 올해 영업 정지된 8곳과 관련한 각종 비리에 대한 수사를 대검찰청 및 각급 검찰청이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면서 전현직 금감원 고위간부 및 저축은행 고위관계자들이 잇달아 변호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앞으로 검찰 수사가 예금보험공사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변호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확대일로로 치달으면서 몇 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장(場)이 선 셈”이라고 평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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