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이르면 2016학년 수능 대체… 교과부 기준-예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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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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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읽기-말하기-쓰기 4등급 절대평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4개 영역(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에 대한 4등급 절대평가 방식으로 출제된다.

이 시험은 내년 입시부터 일부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에서 시범 활용되고 이르면 2016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을 대체하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및 영어과 교육과정 개정방향’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평가기준과 예시문제를 공개했다.

○ 내년 대입에서 어떻게 활용되나


국가능력평가시험은 대학 공부에 필요한 기초영어능력을 평가하는 2급과 실용영어능력을 평가하는 3급으로 나뉜다.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4개 영역별로 A, B, C(Pass), F(Fail) 등 4단계로 실시한다.

시험은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할 방침이다. 2급 기준으로 수능보다 단어가 1000개 이상 적다. 읽기 영역의 예상 정답률은 5∼10%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험은 우선 내년부터 응시 희망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에서 수시모집에 시범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국립대 상위권 국제계열, 중위권 영문과, 사립대의 중위권 자연계열, 하위권 영문과 등은 2급을, 국립대 상위권 예체능계열, 중위권 사회계열, 사립대 중위권 동양학계열, 하위권 직업전문계열은 3급 시험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수능 대체 여부는 내년 하반기에 결정된다. 수능 대체가 확실시되면 시범 실시를 거쳐 지금 중학교 2학년생이 수능을 보는 2016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각 대학은 학과 특성에 따라 영역별 최소 기준 등급을 요구하거나 필요한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

영문과에서는 2급 시험에 대해 4개 영역 모두 A등급, 관광학과는 3급 시험에 대해 듣기·말하기는 A등급, 철학과는 2급 시험에 대해 읽기 B등급 이상을 요구할 수 있다.

○ 컴퓨터 기반으로 4개 영역 평가


2급은 듣기와 읽기 32개씩, 말하기 4개, 쓰기 2개 등 70문항이다. 3급은 쓰기 문항이 4개다. 시험시간은 모두 135분이다.

듣기와 읽기는 컴퓨터 기반 시험의 특성을 살려 위치 및 도표 정보를 찾거나 그림을 고르는 등의 클릭형 문제가 출제된다. 수능과 달리 읽기에서는 문법 지식을 묻지 않는다. 그 대신 지문을 준 뒤 세부 정보를 파악하거나 빈칸 채우기, 글 순서·목적 찾기 등이 나온다.

말하기는 문제 해결과 그림 묘사 등이 주로 출제된다.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출한 학생을 보여준 뒤 준비시간을 주고 1분간 영어로 묘사하는 식이다. 발음은 평가 항목에서 최소화한다.

쓰기는 에세이처럼 자유 작문 수준은 아니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인물들의 행동을 묘사한 글을 ‘20∼30단어를 이용해 완성하라’는 형식으로 나온다.

교과부는 시행 초기에는 고3과 대입 희망자에게 응시 기회를 두 번 줄 방침이다. 진로에 따라 2급 또는 3급을 2회 보거나 2, 3급을 1회씩 볼 수 있다. 유효기간은 고교 졸업 후 2년까지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관련 사교육 증가 우려


교육계에서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수능 영어를 대체할 경우 수준에 따라 A, B형을 고를 수 있는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과 겹쳐져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야기될 거라고 지적한다. 학교에서 말하기와 쓰기를 배우기가 어려워 사교육을 더 키운다고도 한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교사에게 주는 말하기와 쓰기 등 연수 기회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영어 교육과정을 개발해 8월 고시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중고교는 2013학년도부터, 2014학년도에는 초교 3, 4학년부터 적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공부한 학생들이 시험에 응시해 학교 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송인수 대표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해도 초등 3학년부터 고3까지의 영어교육은 800시간을 조금 넘는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려면 4영역 모두 최고 등급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영어 사교육비를 엄청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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