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22>曰 然則小固不可以敵大며 寡固不可以敵衆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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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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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제나라 宣王(선왕)이 중원의 패권을 쥐려는 큰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甲兵(갑병)의 수단을 사용하려 하자 緣木求魚(연목구어)와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맹자는, 緣木求魚는 뒷날의 재앙이 없지만 제선왕의 방법은 재앙을 招來(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소국 鄒(추)나라가 대국 楚(초)나라를 對敵(대적)하는 일을 예로 들어 제나라가 갑병을 일으킬 경우 어떠한 재앙을 초래할지 스스로 깨닫게 했다.

‘小固不可以敵大’ ‘寡固不可以敵衆’ ‘弱固不可以敵强’은 짜임이 같은 어구(문장) 3개를 나란히 나열한 類句法(유구법)이다. 유사한 2개 구를 나열하는 對句法(대구법) 혹은 對仗法(대장법)과 차이가 있다. 固는 ‘정말로’로, 不可를 더욱 강조하는 기능을 한다. 不可以는 不可와 같다. 敵은 對敵한다는 뜻의 동사이다.

方千里者는 사방 천리 되는 제후국을 말한다. 齊集有其一은 제나라가 주 영토와 屬地(속지)들을 모으면 아홉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는 셈이 된다는 뜻이다. 於는 ‘∼과’로, 비교의 뜻을 나타낸다. 蓋는 합(합)의 오자로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蓋亦反其本矣’는 ‘어찌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습니까?’의 뜻이 된다. 근본이란 王道政治(왕도정치)를 말한다. ‘反其本’은 ‘근본을 돌이킨다’로 풀이해도 좋다.

근대 이전의 외교술에서는 小, 寡, 弱이 大, 衆, 强을 대적할 수 없다고 보았다. 오늘날의 국제관계는 정의의 이념을 폐기하고 맹자가 전제했던 저 논리로 돌아가는 듯해서 불안하기만 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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