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 서울 중앙여중 3학년 박순영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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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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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라, 열심히 노력하라… 반드시 이뤄지리니∼”

서울 중앙여중 3학년 박순영 양은 자신만의 독특한 필기법으로 전교 20등 안팎의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서울 중앙여중 3학년 박순영 양은 자신만의 독특한 필기법으로 전교 20등 안팎의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서울 중앙여중 3학년 박순영 양(14)은 초등학교 때 시험마다 반 1, 2등을 다퉜다. 공부비법이 있거나 별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공부한 것도 아니었다. 시험을 앞두고 따로 공부하는 일도 없었다.

“초등학교 때 다니던 학원에서 ‘오늘부터 시험대비 공부를 한다’고 하면 그때야 시험이 임박했단 사실을 알았어요. 스스로 공부한 적이 없었던 거죠.”

박 양은 중학교 진학 후에도 당연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리라 믿었다. 별다른 준비 없이 학원수업에 기대어 맞은 중1 1학기 중간고사. ‘전교 10등 안에는 당연히 들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초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반 2등을 차지했지만 전교 등수는 227명 중 21등.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다음에 더 열심히 하면 금방 오르겠네.’》
성적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중학교 1, 2학년 내내 전교 20등 안팎. 중2 1학기 기말고사에선 평균 86점을 받아 처음으로 90점 이하로 떨어졌다.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제 성적을 추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항상 제 점수가 더 높았는데…. 자만했어요, 제가.”

○ ‘연필→색깔 펜→형광펜’의 필기구 전략

우선 코앞으로 다가온 겨울방학을 100% 활용하기로 했다. 난생처음 스스로 공부계획표를 만들었다. ‘2시간 동안 국어공부’ 식으로 공부시간을 정하기보다는 ‘오늘 영어지문 2개 암기하기’처럼 공부할 양을 정하는 계획표였다. 공부시간을 정하면 왠지 압박감을 느낄 듯했기 때문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획을 지켰다.

수업태도도 달라졌다. 가능한 한 선생님과 가까운 가운데 분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업시간엔 선생님과 눈길을 맞추려 애썼다. 질문엔 빠르고 적극적으로 답했다. 박 양은 예습의 효과를 실감했다.

“국어시간에 ‘내 생에 가장 따듯한 날들’이란 수필을 배웠어요. 선생님께서 ‘이 수필을 쓴 박동규 작가는 박목월 시인의 아들’이라고 설명하시는데 갑자기 귀에 쏙 들어오는 거예요. 바로 전날 예습을 통해 미리 알고 있던 내용이었거든요. 예습을 하루도 거르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선생님 설명도 잘 이해되고 집중력도 높아지고 과목에 대한 흥미도 생기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나요.”

학원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 대신 독특한 필기법을 창안했다. 예습할 때는 연필로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 표시를 했고 수업시간에는 빨강이나 보라 등 눈에 잘 띄는 색깔 펜을 사용해 선생님이 강조한 내용을 필기했고, 시험공부할 때는 형광펜으로 개념에다 표시했다. 이렇게 눈에 띄는 필기구로 옮겨갈수록 개념의 핵심에 점점 접근해가도록 ‘전략적’ 필기법을 구사하다 보니 공부도 점차 심화되었다. 시험 전에는 반드시 익혀야 할 부분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효과가 났다.

이럴 수가…. 중3 1학기 중간고사. 박 양은 전교생 215명 중 1등을 했다. 평균점수는 99점이었다. 1학기 기말고사에서도 전교 4등을 했다.

평균점수가 높아지자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박 양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99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 꿈은 이루어진다

박 양의 취미는 독서다. 주말이면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서울 마포평생학습관 도서관을 찾는다. 다른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을 책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얼마 전엔 자기계발서인 ‘시크릿’을 읽다가 ‘당신은 세상 어느 것보다 강력한 인간 송신탑이다. 당신이 보내는 전파가 당신의 인생과 이 세상을 만든다’란 문구가 화살처럼 가슴 한복판에 뜨겁게 꽂혔다. 그렇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대학에 들어가면 미국, 네팔 등 여러 나라에 가보고 싶어요. 그들의 생활모습을 살펴보고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에 봉사활동도 가고 싶고요. 구체적인 꿈은 아직 없어요.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과 꿈을 꼭 찾고야 말 거예요.”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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