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엘 시스테마(El Sistema)’가 만들어진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5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좋은 학교 박람회’에서 전교생이 76명인 경남 남해의 삼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우리도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특히 “베네수엘라에서는 ‘엘 시스테마’를 통해 아이들에게 총 대신 악기를 쥐여 주면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었다고 한다”며 “소외된 지역과 학교 폭력이 많은 곳, 저소득층이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2011년 50곳, 2012년 50곳 등 총 100개 학교를 선정해 오케스트라 창단을 지원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특별교부금으로 학교당 1억 원씩 주고 악기 구입, 방음 연습실 구축에 쓰도록 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도 협의해 이들 학교에 예술 강사를 파견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게 하는 한편 인근 지역 대학의 음대생들을 강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케스트라를 기본 모델로 하지만 학교 사정에 따라 연극반, 합창단 등 여러 형태의 예술단을 자유롭게 조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윤석만 기자 sm@donga.com
:: 엘 시스테마 ::
1975년 설립된 베네수엘라 음악교육재단. 이 재단은 마약과 폭력에 물들 여지가 많은 빈민층 아이들에게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음악을 가르쳐 새로운 삶의 방향을 줬다. 11명의 단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26만5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20대 나이에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해 화제가 된 구스타보 두다멜,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운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손 루이스를 키워냈다. 창설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72)는 올해 서울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