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11억 지원 ‘입학사정관 양성’ 5개 대학… 부실-방만 운영

동아일보 입력 2010-09-13 03:00수정 2010-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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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큘럼도 중구난방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5개 대학(경북대,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전남대)에 11억4000만 원을 지원해 운영한 ‘입학사정관 전문 양성·훈련 과정’이 원래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세연 의원(한나라당)은 1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받은 ‘2009 입학사정관 양성과정 운영 대학’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정이 부실하게 운영됐으며 커리큘럼도 대학별로 제각각이라 전문가 양성 취지에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 부실 운영 평가 없이 올해 대학 선정

김 의원은 부실 운영 사례로 “전남대는 지원금 일부를 기자재 구입비로 사용했고 경북대는 교육생과 강사 숙박비로 지급했으며 이화여대와 경북대는 본교 사정관을 수강생으로 선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올해 ‘입학사정관 양성과정’ 지원금을 더 늘려 7개 대학(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아주대, 이화여대, 전남대, 한국외국어대)에 총 12억2700만 원을 지원하면서 이 중 4개 대학을 지난해에 이어 또 운영 대학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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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대학의 부실 방만 운영에 대한 어떤 조치도 없이 4곳이 재선정됐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전년도 사업결과를 보고 받은 것은 6월 25일이었지만 선정은 이보다 7일 전인 18일에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교협 관계자는 “중간 점검(10월) 결과까지는 반영했다”며 “추후 평가를 통해 올해 다시 선정된 대학 중 문제가 있으면 내년도 지원 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과정은 운영 대학별로 제각각

대교협은 이 사업의 교육과정에 대해 ‘강의는 130시간 이상, 교육과정은 주요 교과목 예시를 고려해 융통성 있게 적용한다’라고만 적시해 동일 대상을 위한 교육과정이라도 운영 대학에 따라 강의 시간과 커리큘럼이 천차만별이었다.

서울대는 현직 입학사정관을 대상으로 한 과정(2기)에서 138시간 동안 △공교육 내실화와 대입 전형의 발전과제 △학업 성취·정성 요소 중심의 전형 자료 △학생 평가의 이해 △교육과정 및 도덕성 평가의 준거 등 이론 중심으로 교육했다. 강사진도 60명 중 47명이 서울대 교수로 대부분 사범대 출신이었다.

고려대는 현직 및 예비 입학사정관을 대상으로 140시간 동안 △잠재력과 소질 및 인성과 창의력 평가 기법 △고등학교 방문 개별 조사 △실기 및 인적성검사 △모의면접평가 등 실무 위주로 진행했다. 강사진(36명)은 고려대 교수 9명을 빼고는 통계전문가, 전형개발 전문가, 상담 전문가 등으로 구성했다.

대교협은 “서울대는 교육 내용이 이론에 치우쳤고 고려대는 실습 비중이 커서 입학사정관제의 목표와 다른 전형을 설계할 수 있다”며 “실무와 이론 및 철학적 배경에 대한 수업 과정의 적절한 비중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고교 교사는 전형 알고 싶지만…

고교 진학담당 교사 연수과정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제기됐다. 학생을 지도할 수 있게 여러 대학의 전형을 알아야 하지만 각 대학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운영 대학 위주일 수밖에 없고, 나머지는 이론 수업에 치중됐기 때문이다. 서울대도 평가보고서에서 “고교 교사는 대학별 입학사정관제의 정확한 평가기준 등 공개하기 부담되는 내용을 제시해 주길 요구해 갈등이 형성됐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운영 대학들은 일정 부분 통일된 교육과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화여대는 “교과부와 대교협이 교육생의 요구를 분석해 공통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각 대학의 특성을 반영해 선택과목 개설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양성과정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각 대학에서 지원금만 받고 부실하게 운영해 수료생만 과잉 양성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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