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서울 압구정고 2학년 최대한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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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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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방법〓스마트한 성적… 공부의 ‘효율’ 깨달았어요”

《서울 압구정고등학교 2학년 최대한 군(16·사진). 그의 1학년 1학기 성적은 평균 2등급이었다. 이후 ‘목숨 걸고’ 시험공부를 한 최 군.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1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성적은 오히려 4등급으로 떨어진 것이다. 좌절하는 대신 최 군은 스스로를 냉정히 평가해봤다. 그는 깨달았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 것만큼이나 ‘지혜롭게’ 하는 게 중요하단 사실을.》

통찰력과 직관력을 갖춘 최고경영자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 압구정고등학교 2학년 최대한 군.
통찰력과 직관력을 갖춘 최고경영자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 압구정고등학교 2학년 최대한 군.
최 군은 1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는 새벽 2시까지 공부했다. 쉬는 시간에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거나 숙제를 했다. 수업을 마친 뒤엔 피로감이 밀려왔다. 그땐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암기과목을 공부했다.

“시험을 잘 보려면 일단 문제유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문제집을 과목당 3, 4권 풀었어요. 그러다보니 교과서나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나눠준 프린트 물은 다시 볼 시간이 없었어요.”

시험 전날에도 최 군은 밤을 꼬박 새우거나 2시간만 자고 학교에 갔다.

“잠을 자는 시간도 아까웠어요. 그런데 막상 시험시간이 되니 졸리고 멍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시험을 되레 망치고 말았죠.”

시험시간에 중간고사 시험지를 받아본 최 군은 넋을 잃었다. 자신이 푼 문제집이 아닌, 수업시간에 나눠준 프린트와 교과서에서 문제 대부분이 출제됐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배우지 않은 내용이 문제로 나와서 틀렸는데, 알고 보니 친구의 노트에는 전부 다 필기가 된 내용이었어요.”

최 군은 공부전략을 근원적으로 다시 세웠다. 그저 ‘열심히’ 하는 대신, ‘스마트(smart)’ 하게 공부하기로.

문제집 여러 권을 푸는 대신 수업시간에 집중하면서 프린트 물과 노트 필기를 중심으로 공부했다. 수업시간 선생님이 농담 삼아 던지는 이야기조차도 교과서 내용과 연관된 경우엔 교과서 자투리 공간에 받아 적었다. ‘시험에 나오지 않더라도 폭넓은 교양과 지식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깨알 같이 필기하다보니, 어느새 최 군의 필기내용을 보여 달라는 친구들도 생겨났다.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내용은 수업시간에 바로 외우려 해요. 사회시간에도 ‘도심의 기온이 외곽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열섬현상이다’라는 문장을 혼잣말로 여러 번 되풀이하거나 종이에 ‘열섬현상’이라고 쓰면서 외웠지요.”

무리해서 잠을 줄이지도 않았다. ‘토요일은 무조건 논다’는 원칙을 세우고 토요일마다 친구들과 축구, 농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스마트 공부법’이 통한 걸까. 최 군은 1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2등급 올랐고, 2학기 평균 3등급을 기록했다. 2학년이 되어서도 최 군은 문제풀이보단 교과서 위주의 개념이해에 역점을 둔 ‘과정중심’의 공부를 계속했다. 모의고사를 앞두고도 수리과목의 경우 교과서와 익힘책으로 개념을 먼저 정리한 뒤 문제집 2권을 푼다. 시험이 끝나면 적잖은 학생은 틀린 문제만 확인하지만 최 군은 자신이 푼 모든 문제의 풀이과정을 해답지에 나온 그것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 군의 3월 모의고사 성적은 과목 모두 1등급. 문과 학생 304명 중 전교 2등을 했다. 특히 사회탐구는 단 한 번도 1등급을 놓친 적이 없다. 최 군은 사탐을 어떻게 공부했을까? 역시 ‘과정’ 위주에 비법이 있었다. 교과서 내용을 사회 속 실제 모습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 것이다. 최 군은 매일아침 신문에 나온 사설을 꼼꼼히 읽는다. 다른 기사들도 제목 위주로 훑어보면서 사회에 대한 궁금증을 푼다. 경제와 시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최 군은 학교 경제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경제신문’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처럼 통찰력과 직관력을 갖춘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싶어요. 제가 만드는 신문에도 미래 경제를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을 담을 생각이에요.”

정석교 기자 stayfun@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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