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내신 상위권 + 명확한 진로 + 체험 - 독서’ 3박자를 고루 갖춰라

  • Array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2011학년도 특수목적고 및 자립형·자율형 사립고 입시에 도입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뭘까?
그동안 합격을 결정짓던 요소인 학교별 지필고사와 각종 경시대회 및 인증시험 성적을 배제하고 그 대신 내신 성적과 학습계획서만으로 학생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필고사, 구술면접고사 준비가 미흡했거나 대외 수상경력이 없어 지원을 포기했던 학생들에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올해 특목고 및 자사고·자율고 입시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따른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내신 성적과 ‘스펙(수상실적이나 인증시험 성적, 경력 등)’에서 제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는 중3 세 명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위치에 맞는 준비 전략을 알아보자.》


[Case1] 특목고는 다른 세상이던 나, 외고 지원을 꿈꾼다면?

장모 양(15·경기 안양시 동안구)은 반에서 10∼15등을 유지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미국에 살던 경험 덕에 영어 성적만은 전교 6%대(2등급)를 유지했던 것이 유일한 장점. 장 양은 ‘외국어고 입시에 영어 내신 성적만 반영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외고에 가면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외고 진학을 고민하게 됐다. 하지만 평소 외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그는 무엇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깜깜하기만 하다.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학생의 경우 특목고 및 자사고·자율고 입시에 도전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의 내신 성적이 어느 수준인지 파악해야 한다.

대부분의 입시 전문가들은 “지난해처럼 학교에서 지원 가능한 내신점수 커트라인을 정해 발표하지는 않겠지만 1단계를 통과하기 위한 기본 점수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5개 과목(외고는 영어 내신만 포함) 내신 성적이 △1등급 이내는 합격이 보장된 합격 안정권 △2등급은 합격을 기대할 수 있는 지원 가능권으로 구분하고 3등급 이하는 지원을 해도 1단계 합격 여부가 불투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양의 경우 1단계 합격은 기대해 볼 만한 수준인 것.

하지만 1단계가 끝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종 합격을 위해선 명확한 진로를 결정하는 것도 내신 성적만큼 중요하다. 이는 합격을 결정짓는 또 다른 주요 요소인 학습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큰 뿌리’가 되기 때문. 단순히 ‘영어를 좋아해서 번역가가 되고 싶다’ ‘과학을 좋아해서 과학자가 되고 싶다’보다는 △언제부터 꿈을 키워왔는지 △독서나 체험활동 등 진로 결정에 영향을 준 특별한 사건이 있는지 △꿈과 관련해 진학하고 싶은 대학과 학과가 확실히 결정됐는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Case2] 뛰어난 내신 성적과 스펙, 하지만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이 없다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민족사관고를 목표로 공부했던 한모 군(15·서울 종로구 평창동). 그는 중학교에 진학한 후 한번도 전교 3등 밖에 벗어나 본적이 없고 영어경시대회, 영어토론대회 등 큰 대회 수상실적만 4, 5개가 될 정도로 우수한 스펙을 가졌다. 이런 한 군에게 자기주도학습전형은 ‘날벼락’과 같았다. 훌륭한 스펙을 쌓는 데 바빠 동아리활동 등 학습계획서에서 보여줄 만한 탐구활동 및 봉사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 한 군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남은 8개월가량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한 군과 같은 경우 좋은 내신 성적과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학습계획서나 면접에서 실제 자신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 ‘역전’당할 가능성이 있다.

내신 성적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므로 3일은 내신 공부에, 3일은 체험활동 및 봉사활동에 주력하자.

영재사관학원 박교선 입시총괄원장은 “해외 봉사활동과 같은 특별한 활동은 오히려 입학사정관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할 수 있다”며 “이보다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진로와 연관된 관심분야에 대한 온라인 블로그, 카페활동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을 적게 뺏기면서 자신의 활동을 구체적인 증거로 남길 수 있기 때문.

외교관이 꿈인 한 군의 경우, 블로그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외교 논쟁’ ‘국제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의 영어 연설문과 이를 번역한 자료’ 등을 블로그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친구들과 영어 토론 소모임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 1주일에 한 번씩 토론을 하고 이 내용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려 자신이 영어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학습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발표한 권장도서 중 영어와 외교 관련 도서는 반드시 읽어야 한다. 긍정적인 부분, 부정적인 부분, 자신에게 미친 영향 등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림으로써 독서이력을 관리할 수도 있다.

[Case3] 다양한 경험과 활동은 많은데, 내신 성적이 불안하다면?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상산고를 목표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이모 군(15·강원 원주시). 친구들과 시작한 스터디 모임, 2학년 때 가입한 ‘수학공식 증명 동아리’, 동아리활동 중 읽었던 관련 도서 등은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이 군만의 강점이 됐다. 하지만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전엔 전교 50등 안에도 못 들었을 정도로 엉망이었던 내신 성적이 문제다. 상산고 수학지필고사로 만회하려던 계획이었던 이 군은 지필고사가 폐지된다는 소식에 어떻게 이를 만회할 수 있을까 고민이다.


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 독서이력은 잘 갖춰진 반면 내신 성적이 2, 3등급정도라면? 적어도 원서 제출이 시작되기 한 달 전인 9∼10월까지는 오로지 내신 성적 올리기에 매진해야 한다. 자사고는 주요 5개 과목 혹은 전 과목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들 학교를 희망하는 학생은 한 과목도 놓치지 않고 내신 성적을 관리해야 한다.

다른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내신 점수는 학습계획서와 면접을 통해 최대한 만회해야 한다. 3∼4월부터 1주일에 1번, 하루 3시간 정도 투자해 학습계획서를 작성해보자. 우선 자신이 했던 활동을 모두 열거하고 △희망 고교에 지원하게 된 계기 △진로와 목표를 결정하게 된 계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 등 학습계획서 문항에 가장 잘 부합하는 활동을 5, 6가지 골라낸다. 이후 학습계획서의 정해진 분량에 맞춰 500∼600자 내로 정리해 글을 작성하는 연습을 한다. 이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기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작성한 학습계획서 내용을 토대로 실제 면접에 대비한 연습을 한다. 이때 면접 내용 뿐 아니라 자세, 억양, 시선처리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한다.

타임교육 특목입시전략연구소 하장범 소장은 “친구와 함께 모의면접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다리를 떨거나, 말하는 도중 머리를 긁적이는 등 무의식중에 하는 나쁜 습관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