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수심… 강한 폭발… “외부요인이라면 기뢰일 확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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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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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사고원인
사고지점 수심 20m대 불과
바닥서 떠오른 감응기뢰 의심
北 설치기뢰 휩쓸려 왔을수도

군 당국과 군사전문가들은 28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외부 요인에 의해 침몰했다고 가정할 경우 기뢰 접촉일 확률이 높다고 추정했다. 사고 3일째가 되면서 천안함이 함미에서 폭발 즉시 넘어지며 두 동강 났고 순식간에 침몰하는 등 함선 파괴 정도가 예상보다 강력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병구 대우조선해양 특수선영업담당 상무(해군 준장 출신)는 “가장 중요한 정황은 1200t급 함정이 두 동강 난 지 몇 분 만에 침몰했다는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어뢰 또는 기뢰에 의한 외부 공격의 결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지점의 수심이 20∼30m로 얕았던 점을 감안할 때 잠수정의 어뢰 공격이라기보다는 기뢰 공격이었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육안이나 레이더에 들키지 않도록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적이 나타나면 스스로 돌진해 폭발하는 감응기뢰(influence mine)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감응기뢰에는 자기(磁氣)감응형, 수압(水壓)감응형, 음향(音響)감응형 등이 있다. 각각 공격 대상 함선이 내는 자기장과 물결, 소리에 반응해 공격을 시작하는 유도탄식이다. 감응기뢰는 특히 수심 45m의 얕은 바다에서 잘 작동한다.

북한 해군이 의도적으로 흘려보낸 부유(浮遊)기뢰(바다 위를 떠다니는 기뢰)일 가능성도 있다.

해군 실종자 수색 작업 28일 백령도 서남쪽 해상에 정박한 해군 상륙함 성인봉함에서 해군과 해병대 수색구조 요원들이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기 위해 고무보트에 옮겨 타고 있다. 백령도=전영한 기자
해군 실종자 수색 작업 28일 백령도 서남쪽 해상에 정박한 해군 상륙함 성인봉함에서 해군과 해병대 수색구조 요원들이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기 위해 고무보트에 옮겨 타고 있다. 백령도=전영한 기자
기뢰 접촉이 원인이라 해도 공격과 사고의 두 가지 경우가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서해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의 소형 잠수함은 어뢰 2기, 기뢰 2기를 상시 장착하고 있다”며 북측이 소형 잠수함을 이용해 사고 지점에 미리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북한은 기뢰 500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군이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 리졸브’ 등에 대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자신의 영해에 설치한 기뢰가 조류에 휩쓸려 내려와 떠다니다가 천안함과 충돌했을 수도 있다. 남측 해군이 최근 설치한 기뢰에 천안함이 접촉했을 확률은 낮다. 한 전문가는 “해군은 기뢰 부설 연습을 할 때 결코 실제 기뢰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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